![[영화속으로]써티데이즈오브나이트, ‘뱀파이어’ 보다 더 끔찍하게…](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1/09/20080110.02500122000002.01M.jpg)
너무 익숙해 이제 지겹게 느껴지는 것도 관점만 바꾸면 새로워 보일 수 있다.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쏟아넣지 않아도 아이디어와 연출만 신선하다면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다. 공포영화 ‘써티데이즈오브나이트’는 진부해진 뱀파이어 공포물을 한 단계 업그레이시킨 수작이다.
극야(極夜)를 맞이한 알래스카의 소도시 배로. 극야가 시작되기 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지로 떠나고 나머지 사람들은 30일간 이곳에 고립된다. 마을을 안전하게 지키는 임무를 맡은 보안관 에벤(조시 하트넷)은 사람들이 떠난 후 이상한 기후를 감지한다. 마을의 전기설비가 모조리 부서지고 헬리콥터는 망가진 채 발견되며 썰매 끄는 개들은 학살당한다. 그는 이 사건들을 벌인 범인들이 뱀파이어인 사실을 곧 알게 된다.
이 영화의 장점은 우선 설정이 신선하다. 30일 동안 해가 뜨지 않아 고립된 곳에 뱀파이어 군단이 쳐들어온다는 설정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뱀파이어들에게 이곳은 사냥 대상인 인간도 많고, 위험요소인 햇빛도 없어 최고의 레스토랑이나 마찬가지다. 뱀파이어들을 피해 숨은 인간들의 생존투쟁이 관객들을 아슬아슬하게 만든다. 물리적인 뱀파이어의 위협에 외로움·고립감까지 곁들여지면서 관객들을 생지옥으로 초대한다.
‘18세 관람가’라는 등급에서 알 수 있듯이 잔인함은 최고 수준이다.
영화 초반부 대학살극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고 도끼로 여러 번 쳐야 죽는 뱀파이어들의 모습은 눈을 감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심신 허약자는 절대로 보지 말야야 한다. 그러나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에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까지 곁들여져 단순한 ‘공포 영화’로 취급할 수 없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