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나는 전설이다, 액션속 철학적 메시지…격높인 블록버스터](http://images.khan.co.kr/article/2007/12/12/7l1392i.jpg)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는 일반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아니다. 리처드 매드슨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일반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비교하면 심심할 수 있다. 엄청난 스펙터클과 몰아치는 논스톱 액션으로 눈을 현혹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 초반부터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공포와 서서히 몰아치는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잠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중간중간 던져지는 철학과 종교적인 질문들은 관객들에게 지적 쾌감을 안겨준다.
영화의 배경은 2012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전 인류가 멸망하고 과학자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만이 홀로 살아남는다. 네빌의 밤과 낮은 다르다. 낮에는 차를 타고 도시를 누비며 다른 생존자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밤에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변종 인류’로 변해버린 이들과 매일매일 전쟁을 치른다. 네빌은 면역체를 가진 자신의 피를 이용해 백신 개발을 서두르는데 변종 인류보다 외로움이 그를 더욱 지치게 만든다.
윌 스미스는 일반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볼 수 없는 명연기를 선보인다. 거의 ‘원맨쇼’라고 말할 만큼 영화 내내 혼자 등장하는 스미스는 자신이 액션스타일 뿐만 아니라 얼마나 뛰어난 연기파 배우인지 다시 한번 증명한다. 외로움에 지쳐 마네킹을 상대로 대화도 하고 유일한 동무인 애완견을 구하기 위해 변종인류 소굴에 뛰어들기 전 고뇌하는 모습은 압권이다.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은 전작 ‘콘스탄틴’에 이어 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진다. ‘뷰티풀 마인드’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아키바 골즈만이 쓴 시나리오는 영화에 품격을 더해준다. 이런 부분들은 시종일관 때려부수는 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불만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번도 흥행에 실패해본 적이 없는 윌 스미스의 저력이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