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연기 호흡 척척…감독 연출도 깔끔
![[영화속으로]‘그 남자의 책 198쪽’, 옛사랑 떠오르는 가을용 멜로](http://images.khan.co.kr/article/2008/10/23/20081024.02500114000005.01L.jpg)
1980년대 충무로에서 ‘멜로 영화의 대가’가 곽지균 감독이었다면 2000년대에는 김정권 감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2000년 ‘동감’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김감독은 그 후 매작품 멜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항상 작품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렸던 로맨틱한 감성을 살려내며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김감독이 올가을 네번째 멜로 영화 ‘그 남자의 책 198쪽’을 들고 돌아왔다. 전작들의 정서를 그대로 잇는 이 영화는 청춘스타 이동욱·유진이 주연을 맡았다. 윤성희 소설집 ‘거기, 누구’에 실린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화려한 휴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나현 작가가 각색했다.
실연을 당한 후 공허한 삶을 살던 도서관 사서 은수(유진)는 말없이 떠난 옛 애인이 남겨둔 단서를 쫓아 매일 도서관에서 모든 책의 198쪽을 찾는 남자 준오(이동욱)를 만난다. 처음에는 그를 이상하게 보지만 사연을 듣고 그를 도와 198쪽의 비밀을 찾는다. 그러는 동안 두 사람은 떠난 사랑이 남긴 감정의 찌꺼기를 털어내고 새로운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
‘그 남자의 198쪽’은 김감독의 전작들처럼 잔잔하면서 로맨틱한 작품이다. 두 배우의 연기 호흡도 잘 맞고 연출도 깔끔하다. 잔재주를 싫어하는 김감독의 뚝심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전작들처럼 내러티브가 고저가 없어 감정의 진폭을 느끼기 힘들다. 착하지만 심심하다는 평가를 피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김감독의 고정팬과 가을에 멜로 영화를 보고 싶은 연인 관객들은 만족할 수도 있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