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겟 스마트’ 슬랩스틱 코미디란 이런 것

입력 : 2008.06.20 05:00

사는 게 지겨울 때 잘 만든 코미디 영화가 큰 위안이 된다. 러닝타임 내내 아무 생각 없이 실컷 웃다 보면 가슴에 쌓인 체증이 풀리며 엔도르핀이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코믹첩보액션물 ‘겟 스마트’가 바로 그런 영화다. 소위 말하는 여운은 없지만 영화를 보는 2시간만은 관객들을 무장해제시키며 행복감에 젖게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비밀정보기관의 내근 전문 요원 맥스웰 스마트(스티븐 카렐)다. 어느날 악의 집단 카오스에 의해 조직 요원들의 정체가 밝혀지자 스마트는 꿈에 그리던 현장에서 뛰게 된다. 성형수술 끝에 미녀요원으로 거듭난 에이전트 99(앤 해서웨이)와 한팀이 돼 현장에 투입되지만 몸이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아 애를 먹는다. 하지만 자신만의 무기인 ‘똑똑함’으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간다.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댄 인 러브’ ‘에반 올마이트’로 한국팬들에게 익숙한 스티븐 카렐은 현재 미국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 그러나 이제까지 한국에서 그의 유머는 그다지 약발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겟 스마트’에서는 다르다. 러닝타임 내내 폭소탄을 날린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진수를 선보인다. 다소 엉뚱한 여자 첩보원 역을 맡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의 망가지는 연기도 별미다.

슬랩스틱 시리즈인 ‘총알탄 사나이’ ‘오스틴 파워’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강추할 만하다. 하지만 정도가 심한 가벼움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객들은 피하는 게 좋을 듯싶다.

<최재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