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동갑내기~2, 배꼽은 들썩 가슴은 썰렁](http://images.khan.co.kr/article/2007/04/18/7d1992c.jpg)
청춘 영화가 재미있으려면 세 가지 요소, 즉 매력적인 청춘 남녀배우, 아기자기한 스토리 라인,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감각적인 연출이 필요하다. 한 가지라도 빠진다면 김 빠진 콜라 같은 싱거운 작품이 된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는 나름대로 위의 세 가지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
영화 스토리 라인은 간단하다.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 한국에 온 교환학생 기타노 준코(이청아)가 하숙집 주인인 동갑내기 날라리 대학생 종만(박기웅)에게 한국어 수업을 받으며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게 기둥 줄거리다.
국어에는 문외한이고 욕에만 조예가 깊은 종만이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생기는 코믹한 해프닝이 가장 큰 볼거리. 준코가 종만의 가르침대로 수업시간에서 사자성어를 욕으로 해석하는 장면은 재치가 넘친다. 주인공인 박기웅·이청아는 전작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권상우·김하늘보다 인지도는 낮지만 신선함과 연기력 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이청아는 기대대로 연기하기에 만만치 않은 캐릭터인 준코 역할을 능청스럽게 잘 소화해낸다. 일본인 특유의 억양과 행동을 잘 표현해내며 관객들을 웃긴다. 박기웅도 안정된 연기력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여심을 뒤흔든다. 이영하·장영란·윤영삼 등 조연배우들의 안정된 감초 연기도 영화에 윤기를 더한다.
물론 허점도 있다. 영화 중간쯤 밝혀지는 종만의 숨겨진 비밀은 다소 생뚱맞다. 두 사람의 갈등이 불거지는 후반부엔 영화 템포가 다소 늘어진다. 웃음에 감동까지 담으려 한 감독의 의욕 과잉 때문이다. 하지만 상큼하고 발랄한 박기웅과 이청아가 위기 때마다 관객을 웃기며 지루함을 방지한다. 솔직히 나이가 20대 중반을 넘어가는 관객층에게는 유치할 수 있는 부분도 꽤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주요 타깃인 10대 관객들이 실컷 웃고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전혀 없어 보인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