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월·E’, WOW! 인간보다 더 섬세 “애니 맞아?”](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8/07/20080808.02500112000001.01L.jpg)
탄성이 절로 나온다. 6일 개봉된 애니메이션계의 명가 픽사의 신작 ‘월·E’를 보다보면 현대 애니메이션 기술에 불가능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컴퓨터그래픽으로 완성됐지만 배우들이 연기하는 실사 영화보다도
더 인간적이고 감정 표현이 더 섬세해 러닝 타임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영화의 주인공은 장난감 포클레인을 연상시키는 청소로봇 ‘월·E’다. 환경 재난으로 인간들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난 먼 미래에 ‘월·E’는 혼자서 지구에 남아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을 묵묵히 수행한다. 그러던 어느날 우주탐사 로봇 ‘이브’가 지구에 나타나고 ‘월·E’는 사랑에 빠지고 만다. ‘이브’는 지구의 환경이 얼마나 회복됐는지 알기 위해 인간들이 보낸 로봇이다. ‘이브’는 자신의 임무를 확인한 후 지구를 곧장 떠나고 ‘월·E’는 이브를 찾아 우주를 가로질러 모험을 떠난다.
영화를 보기 전 로봇들이 주인공이라는 점 때문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영화가 시작하고 5분만 지나면 너무나도 귀엽고 엉뚱한 ‘월·E’의 모습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쌍안경으로 된 눈에 긴 팔을 가진 ‘월·E’는 그 어떤 인간 캐릭터보다 매력적이고 귀엽고 깜찍하다. 대사라는 게 ‘삐삐~’ 기계음뿐이지만 너무나도 생생한 표정은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완벽히 형상화해낸다. 고장이 나면 자신이 직접 고칠 정도로 똑똑한 모습과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뮤지컬 영화 ‘헬로 돌리’를 즐기는 모습은 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그렇다고 아이들만의 영화는 아니다. 성인들도 즐길 만한 코드가 곳곳에 숨어 있다. 홀로 지구를 지키는 ‘월·E’의 모습은 고독히 일만 하는 현대인들에 대한 은유다. 또한 인간들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지구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한다. 한 마디로 ‘월·E’는 유머과 재미, 교훈까지 삼박자를 갖춘 수작이다. ‘쿵푸팬더’에 비해 대중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완성도는 오히려 더 뛰어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