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신기전’…황당하지만 재미 만끽 ‘온가족 영화’](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8/28/20080829.02500112000002.01L.jpg)
다소 황당하지만 재미있다. 정재영·한은정 주연의 팩션영화 ‘신기전’(제작 K&J엔터테인먼트)은 민족주의의 외피를 둘렀지만 액션과 사랑, 스릴이 버무려진 흥미진진한 액션사극이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홍보하면서 영화적으로는 오락성의 극대치를 보여주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람보’와 비슷한 종류의 영화다.
예고편과 포스터만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제작자인 강우석 감독의 2006년작 ‘한반도’의 연장선상에 있는 민족주의 영화가 아닐까 예상하지만 김유진 감독은 주제의식보다 영화적 재미에 초점을 맞추었다. 방대한 스펙터클과 잘 짜여진 내러티브, 정재영과 한은정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를 즐기다보면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금세 지나간다.
영화는 조선 세종 때 실존했던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포 신기전을 둘러싸고 조선과 이를 막으려는 명나라의 대결을 그린다. 보부상 설주(정재영)의 집에 신기전 개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여성과학자 홍리(한은정)가 숨어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홍리는 설주의 도움을 받아 신기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명나라는 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정재영은 역시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역할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자신의 매력에 맞춰 캐릭터를 변형해내 흥미진진한 캐릭터를 형상화냈다. 한은정과의 로맨스 장면은 사극이 아닌 현대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줘 더욱 신선하다. 한은정은 캐릭터 성격이 불분명해 다소 튀지만 매 장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류현경·도이성 등 조연진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노장 김유진 감독은 신진 세력이 판을 치는 충무로에 ‘중견의 힘’이 뭔지를 확실히 보여준다. 전작 ‘약속’ ‘와일드 카드’처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대단하다. 다소 황당한 설정들이 전혀 억지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신기전’은 추석시즌 온가족이 함께 봐도 후회하지 않을 좋은 대중영화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