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뷰티풀 선데이](http://images.khan.co.kr/article/2007/03/28/7c2992c.jpg)
의욕이 넘치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게 된다. ‘뷰티풀 선데이’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이 영화는 기존의 스릴러 영화 공식을 거부한다. 기존의 스릴러가 ‘퍼즐 게임’을 하듯 잘 짜인 이야기로 관객들과 두뇌싸움을 한다면 ‘뷰티풀 선데이’는 색다른 구성을 택했다.
강형사(박용우)는 식물인간인 아내의 병원비를 위해 어둠의 세력과 결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료들의 의심이 깊어가고 모든 사람들에게 고립돼 간다. 고시생 민우(남궁민)는 고시원 근처에 사는 수현(민지혜)만 바라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비오는 날 우연히 수현을 강간한다. 몇 년 후 수현을 우연히 만난 민우는 자신의 죄를 숨기고 그녀와 결혼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얼마 후 수현이 진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이렇게 죄의식에 빠진 두 남자의 이야기를 교차편집하면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차근차근 자극한다. 두 남자 사이에 연결고리는 죄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 외에는 별로 없어보인다. 이들의 이야기가 대칭되다 마지막 3분의 1에 핵폭탄이 폭발하듯 모든 진실이 드러난다. 외화 ‘21그램’ ‘바벨’이 연상되는 구성이다.
감독은 경주마처럼 옆은 바라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다. 이제까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던 구성을 선보이지만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기란 쉽지 않다. 의욕이 넘치지만 이야기를 마무리할 내공이 부족해보인다. 이야기의 밀도도 떨어지고 극 흐름도 부자연스럽다. 반전도 너무 익숙해 식상하다.
배우들의 열연이 이를 어느 정도 만회한다. 박용우는 8㎏을 빼며 정신적으로 피폐한 비리 형사 역할을 연기한다. 남궁민의 연기도 돋보인다. 예상 외로 박용우에게 밀리지 않고 비열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낸다. ‘뷰티풀 선데이’는 새로운 시도는 눈길을 끌지만 관객들과의 공감은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