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웃다가 해피엔딩…가슴 벅찬 행복감
남녀간의 미묘한 심리전이 있는 한 로맨틱코미디가 뿜어내는 매력의 유효기간은 영원하다. 개성이 다른 남녀가 티격태격하다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매력에 빠져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내러티브가 아무리 똑같고 식상하다 해도 사랑과 웃음을 혼합한 로맨틱 코미디는 항상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캐머런 디아즈와 애슈턴 커처가 주연을 맡은 영화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
할리우드 톱스타 캐머런 디아즈와 애슈턴 커처가 주연을 맡은 영화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은 할리우드산 로맨틱 코미디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준 작품.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구조에 슬랩스틱 코미디를 조미료로 첨가해 러닝타임 내내 실컷 웃다가 결말부 해피엔딩에 가슴 벅찬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올 때 “너무 뻔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몇 시간 동안 유지되는 유쾌한 기분은 결코 숨길 수 없다.
남자 친구에게 차인 조이(캐머런 디아즈)와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해고당한 잭(애슈턴 커처)은 우울한 기분을 달래러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호텔 측의 착오로 한 방에 묵게 된 두 사람은 밤새워 술을 마시다 만취상태에서 결혼한다. 두 사람은 다음날 결혼 무효 절차를 밟으려 하지만 그 순간 300만달러짜리 잭팟이 터진다. 조이는 결혼했으니 반을 내놓으라고 하고 잭은 이를 거부한다. 이 모습을 본 뉴욕 법원의 보수적인 판사는 둘에게 6개월 동안 결혼을 유지하려 노력했음을 입증하라고 명령하면서 돈을 동결해 버린다. 둘은 돈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동거를 시작하며 티격태격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흔들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의 연기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장 일가견이 있는 디아즈와 커처는 기대대로 완벽한 호흡을 보인다. 말 그대로 캐릭터에 딱 들어맞는 캐스팅이다. 디아즈는 여전히 자신의 밝고 명랑한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커처의 장난꾸러기 같은 매력도 여전히 유쾌하다.
또한 잘 짜인 내러티브와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도 높이 사줄 만하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범하기 쉬운 억지 설정이 없고 캐릭터 묘사도 매우 섬세하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팬들에게는 강추할 만한 작품이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