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포비든 킹덤-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

입력 : 2008.04.24 20:43

‘취권’ 성룡 vs ‘당랑권’ 이연걸 초절정 ‘액션의 미학’

액션 영화 팬들이라면 이런 상상을 한번 해봤을 것이다. ‘코만도’의 아널드 슈워제너거와 ‘람보’의 실베스터 스탤론이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인가? ‘취권’의 청룽(성룡)과 ‘황비홍’의 리롄제(이연걸)가 대결하면 과연 누가 이길까? 이렇게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대결이 영화 ‘포비든 킹덤-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에서 실현됐다.

할리우드 자본으로 만들어져 시각이 미국적인 게 눈에 다소 거슬리지만 중국 무협 영화의 양대 산맥인 성룡과 이연걸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만족감을 주는 작품이다.

‘서유기’를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중국 무협 영화에 대한 할리우드의 헌사다. ‘취권’ ‘백발마녀’ 등에서 본 캐릭터나 무술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중간중간 등장한다. 서양인이지만 롭 민코프 감독의 동양무술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영화에 그대로 드러난다.

줄거리는 ‘베스트 키드’ 등에서 많이 봐왔던 스토리다. 나약한 소년이 우연한 계기에 동양 무술을 접하고 영웅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무협 영화 마니아인 고등학생 제이슨(마이클 안가리노)은 자주 가던 전당포에서 불량배들에게 위협을 받다가 봉인된 신물인 여의봉에 의해 미지의 세계로 빨려들어간다. 제이슨은 그곳에서 취권의 달인 루얀(성룡)과 쿵후 고수 란(이연걸)을 만난다. 이들은 제이슨이 500년 동안 봉인된 마스터를 깨울 수 있는 인물임을 알아보고 쿵후 훈련에 들어간다. 그러나 어둠의 지배자 제이드 장군(예성)과 또 다른 악의 전사 백발마녀(리빙빙)가 이들의 앞길을 방해하고 나선다. 제이슨은 이 과정에서 만난 시골소녀 스패로(유역비)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역시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은 제이슨의 두 스승인 루얀과 란의 대결 장면이다. 성룡과 이연걸 모두 이제 대역을 써야 하는 나이가 됐지만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액션 내공을 선보인다. 성룡은 주무기인 취권을 선보이고 이연걸은 소림권법으로 이에 대응한다. 두 배우가 선과 악으로 나뉘어 피튀기는 대결을 벌이기를 원하는 중국 무협팬들에게는 밋밋할 수 있다. 하지만 마치 신선놀음을 하듯이 유려한 액션신을 선보이는 두 배우를 보다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두 배우의 액션은 멋있지만 스토리나 구성이 허술하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장년층에서는 ‘유치하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영화를 본다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