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다이하드4.0, ‘잘 안죽는 형사’ 노익장 과시](http://images.khan.co.kr/article/2007/07/18/m0719s02.jpg)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수십발의 총탄을 맞고 절벽에서 떨어져도 끄떡없는 할리우드 액션 영웅이라도 예외는 없다.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츠네거는 정치판에 뛰어들며 액션과 이별을 고했다. ‘람보’ 실베스터 스탤론은 영화 ‘록키 발보아’에서 액션 대신 늙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다이하드’의 액션영웅 브루스 윌리스는 어떨까.
새 영화 ‘다이하드4.0’(렌 와이즈먼 감독)은 50세를 훌쩍 넘긴 브루스 윌리스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액션영화다. 이 작품은 두말할 것도 없이 액션영화의 대명사가 된 ‘다이하드’(88년작)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브루스 윌리스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좌충우돌하는 존 매클레인 형사 역을 맡았지만 적은 달라졌다. 이번의 적은 국가 네트워크를 장악한 천재 해커다. 브루스 윌리스는 적에게 해킹당한 경찰차부터 군사무기까지 다양한 적과 맞서 싸워야 한다.
브루스 윌리스는 19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영화제목처럼 ‘죽도록 고생’한다. 전투기 기관포에 맞는가 하면, 수십대의 자동차에 쫓기며 죽을 고비를 넘기는 그의 모습이 안쓰러운 것은 단순히 영화내용 때문만은 아니다. 처음에는 팔팔한 30대 초반이었던 그도 이제 인생의 황혼기라는 50대를 맞이했다.
1~3편에서 그의 곁을 지키던 아내는 이혼해서 떠나갔고, 하나뿐인 딸은 아버지를 무시한다. 사이버 시대에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적 앞에서, 브루스 윌리스는 여전히 몸뚱이 하나로 맞서지만 어쩐지 버거워 보인다. 그를 돕는 철부지 천재 해커가 없으면 벌써 그는 진작에 죽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브루스 윌리스는 죽지 않는다. 4편에서는 악당을 처치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제 전투기까지 격추하는 허무맹랑한 액션까지 펼친다. 젊은 후배들에게 “나는 아직 안 죽었다”를 외치는 듯하다.
‘다이하드4.0’은 브루스 윌리스의 노익장 이외에도 볼거리가 있다. 다니엘 헤니의 연인으로 유명한 동양배우 매기큐, FBI요원으로 등장하는 한국계 배우 성강의 존재가 반갑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브루스 윌리스의 딸 역에 캐스팅된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의 모습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종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