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짝패, 핏빛 액션에 건네는 헌사](http://images.khan.co.kr/article/2006/05/23/6a2484d.jpg)
사람들이 액션 영화를 보는 이유는 몸으로 빚어내는 환상적인 움직임과 뚜렷한 선악 구조, 권선징악적인 결말을 보고 싶어서다. 폭력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스트레스가 가득 쌓인 현대인에게는 중요한 욕구 해소처가 된다.
2000년 ‘죽거나 나쁘거나’로 혜성처럼 나타난 류승완 감독은 ‘다찌마와 리’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 등으로 쇠락해가던 한국 액션 영화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액션 영화 속에는 잔인한 인간 심리 표출보다 고전 액션 영화가 갖고 있는 매력이 가득 담겨 있다. 사람 몸으로 형상화되는 액션이 만들어내는 쾌감을 관객에게 확실히 선사하는 것이다.
오는 25일 개봉되는 ‘짝패’는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 감독이 고전 액션 영화에 건네는 일종의 헌사다. 이 영화는 온성이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네 친구의 우정과 배신, 갈등을 드라마틱하게 그린 작품이다. 이 안에서 관객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세련된 액션이 출몰한다. 특히 도심 사거리에서 불량 청소년들과 펼치는 대규모 액션신은 압권이다. 쉼없는 액션과 깔끔한 연출로 장식된 화면을 보다보면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걸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액션뿐만 아니라 내러티브도 탄탄하다. 석환(류승완)과 태수(정두홍)이 복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유려하게 그려졌다. 이 속에서 안타까운 점은 두 배우의 연기다. 어차피 전문배우가 아닌 이상 어쩔 수 없는 사항이기는 하다. 이런 부족한 점을 이범수·안길강·김서형 등 조연진이 만회한다.
특히 이범수는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최고의 열연을 펼쳤다. 영화 초반 정 많고 따뜻한 인물이었다가 차츰차츰 악마성을 드러내는 모습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영화 후반부에 짓는 환한 미소도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다.
‘짝패’는 이가 없을 때 잇몸으로 싸우는 우리 한국 영화의 근성을 보여줄 만한 작품이다.
〈최재욱기자 jwch6@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