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M’, 이명세－강동원 ‘그들만의 놀이터’](http://images.khan.co.kr/article/2007/10/24/7j2592b.jpg)
가슴이 탁 막힌다. 거장 이명세 감독과 ‘꽃미남 스타’ 강동원의 두번째 만남인 영화 ‘M’을 보다 보면 미로에 갇힌 기분이 들게 된다. 러닝타임 내내 현재와 과거, 무의식과 자의식, 현실과 소설이 뒤엉킨 영화 내러티브에서 출구를 찾아 뛰어다니게 된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수많은 관객들은 숨이 턱밑까지 막혀 “도대체 이게 뭐야?”라고 의문 부호를 던진다.
영화 ‘M’은 이명세 감독과 강동원 두 사람이 만들어놓은 놀이동산이다. 얽히고설킨 내러티브는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킨다. 화려한 볼거리로 놀이동산이 치장됐지만 그 동산에서 즐겁게 뛰어다니며 놀 사람은 극히 일부뿐이다. 평론가들은 이명세 감독의 영상 미학 실험 운운하며 “브라보”를 외치지만 일반관객들이 이들의 이야기에 얼마나 공감할지는 의문이다. 강동원의 팬이라면 CF를 보는 듯한 영화 속 강동원의 꽃스러운 미모에 만족할 법하다. 그러나 일반 관객들의 시선을 스크린에 잡아두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이 놀이동산에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이명세 감독과 강동원 두 사람뿐인 것이다.
이 영화는 추리작가 한민우(강동원)가 첫사랑의 흔적을 좇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제작진들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슴으로 느끼기에는 원톱 주연 강동원의 연기력이 너무 부족해 감정선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강동원의 연기는 감정의 진폭이 너무 얕고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형사-Duelist’에서는 하지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는 이나영에게 상당 부분 의존했던 그는 이 영화에서는 인도자가 없어서인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작품을 혼자 이끌기에는 내공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한다. 가마에서 아직 제대로 익기 전에 꺼내와 색칠만 잔뜩 해놓은 그릇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강동원의 부족함을 첫사랑 미미를 연기한 이연희가 어느 정도 만회한다. 강동원의 연기가 시종일관 딱딱하다면 이연희는 풋풋하고 사랑스럽다. 첫사랑의 이미지를 제대로 형상화해낸다. 조연을 맡은 공효진도 기대대로 안정된 연기를 선보인다. 그러나 이미 산으로 올라간 영화를 두 여배우가 구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M’이란 놀이동산 입장권을 구입할지 궁금하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