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수퍼맨 리턴즈, ‘사랑에 빠진 수퍼맨’ 색다른 연출

입력 : 2006.06.29 22:05

영화는 ‘종합 예술’으로 불리지만 ‘감독의 예술’이라는 이야기를 더욱 많이 듣는다. 연기와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모든 걸 이끌어가는 감독의 능력과 비전에 따라 영화의 방향과 완성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퍼맨 리턴즈’(개봉 28일)는 감독의 색깔이 영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다.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든 블록버스터도 개성 있는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 얼마나 흥미진진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단순한 선악구조로 점철된 블록버스터가 아닌 영웅 슈퍼맨의 고뇌와 사랑에 초점을 맞춘 멜로 드라마로 영화를 완성했다.

고향 행성을 찾으러 떠났던 슈퍼맨 즉 클라크 켄트(브랜던 루스)가 5년 만에 돌아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하지만 그가 떠난 사이 사랑하는 로이스 레인(케이트 보스워스)은 결혼을 앞둔 아이 엄마가 돼 있다. 또한 악당 렉스 루터(케빈 스페이스)는 감옥에서 나와 인류를 전복할 음모를 다시 꾸미기 시작한다.

영화의 스토리는 슈퍼맨과 로이스의 사랑을 씨줄에 슈퍼맨이 악당 렉스 루터의 음모를 막는 과정을 날줄로 엮이면서 진행된다. 블록버스터다운 스케일이 돋보이지만 역시 관객의 시선을 잡는 것은 슈퍼맨의 러브 스토리다. 자신의 존재를 완벽히 드러낼 수 없는 슈퍼맨과 잡을 수 없는 신기루 같은 슈퍼맨 때문에 괴로운 레인의 고뇌가 애절하게 묘사됐다.

브랜던 루스는 너무 미끈한 외모 때문에 밀납인형 같다는 평판도 있지만 슈퍼맨의 이미지를 잘 살려낸다. 슈퍼맨의 내면심리를 표현하는 연기에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강철 사나이’의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케이트 보스워스와 둘이 하늘을 날 때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낸다. 아카데미 수상자 케빈 스페이스는 기대대로 악역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흥미진진한 볼거리와 개성 있는 연출로 무장된 ‘수퍼맨 리턴즈’는 오랜만에 만나는 개성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최재욱기자 jwch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