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아들’, ‘결말 대반전’ 장진감독 색깔 돋보여](http://images.khan.co.kr/article/2007/05/02/7e0392e.jpg)
장진 감독은 충무로에서 가장 독특한 영화 세계를 지닌 연출자다. 그의 영화는 항상 개성 넘치는 인물들과 극적인 상황의 부조화로 발생하는 엇박자 유머가 가장 큰 특징이다. 그의 독특한 영화적 스타일은 영화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지만 일반 관객과의 간극은 여전히 있다. 장진 감독은 지난해 ‘거룩한 계보’부터 자신의 영화적 스타일은 되도록 자제하고 보편적인 감성을 추구하려 노력하고 있다.
‘아들’(1일 개봉)은 장진 감독이 대중과 호흡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장진 감독이 이제 나이가 들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성숙된 영화 세계를 선보인다. 무기수 아버지와 고등학생 아들의 애틋한 사랑을 잔잔하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그의 개성이 없어진 건 절대 아니다. 결말부 반전은 장진 감독만의 재기가 느껴진다.
무기수 강식(차승원)은 살인죄로 감옥에 들어간 지 15년 만에 하루 출소를 허락받고 아기 때 헤어진 아들 준석(류덕환)을 만나러 간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준석은 갑자기 찾아온 아버지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서먹서먹한 두 사람은 교도관 몰래 집을 빠져 나와 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마음을 열어간다. 서로 애틋한 감정을 나누고 이별하려는 순간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다.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결말부 반전을 납득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장진 감독의 뒤틀린 유머가 생뚱맞게 느껴지면 전반부에 느꼈던 감동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부정은 건드려질 수 없는 성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뒤에 숨겨졌던 더 큰 비극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큰 감동을 느낄 것이다.
차승원은 기대 이상의 호연을 펼친다. 이제 배우의 냄새가 확실히 난다. 류덕환을 비롯해 조연진의 연기도 훌륭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스타는 역시 장진 감독이다. 화면에 등장하지 않지만 그의 카리스마는 영화를 휘어잡는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