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연기 전도연·능청연기 하정우 매력적
![[영화속으로]‘멋진 하루’, 두배우 멋진 연기만으로도 ☆셋](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9/25/20080926.02500114000001.01L.jpg)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첫사랑과 결혼하는 행운아들이 가끔씩 있지만 대부분 이별을 경험하고 가슴 속에 그 추억을 묻게 된다. 그러면서 비오는 날 뜨거운 커피 한잔을 마시며 그 사람은 과연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하곤 한다.
전도연·하정우 주연의 ‘멋진 하루’는 헤어진 연인이 돈 350만원 때문에 다시 만나 하루동안 남아 있던 감정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그린 멜로물이다. 그러나 아기자기한 일반적인 멜로와는 거리가 멀다. ‘여자 정혜’ ‘러브 토크’의 이윤기 감독 작품답게 매우 건조하다. 일반적인 멜로물처럼 감정을 확 분출시키기보다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관객들의 가슴에 여운을 안겨준다. 평면적인 내러티브 때문에 멜로물의 잔재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런 가운데서 영화에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전도연·하정우라는 걸출한 두 배우의 만남이다. 까칠한 노처녀 희수 역을 맡은 전도연은 ‘밀양’ 때와 다르게 감정을 내지르기보다 안으로 삭이는 고난도의 연기를 선보인다. 하정우가 연기한 철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병운의 행동에 반응하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매번 다른 눈빛과 행동으로 관객들이 희수의 감정의 변천을 감지할 수 있게 만든다. 하정우는 기대대로 ‘대선배’ 전도연에 밀리지 않고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다. ‘비스티 보이즈’ 때와 비슷한 캐릭터이지만 인물을 좀더 설득력 있게 형상화낸다.
‘멋진 하루’는 사실 대중적인 코드는 부족하다.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지 못하면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난 후 잔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많은 생각과 감정이 교차되면서 가슴 속에 긴 울림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