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http://images.khan.co.kr/article/2006/07/06/6a0792c.jpg)
뉴밀레니엄 이후 제작된 블록버스터에 나오는 캐릭터 중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라고 평가받는 ‘캐리비안의 해적’의 잭 스패로 선장이 올여름에 돌아왔다. 록밴드 리드 싱어 같은 그런지 패션은 여전하고 눈 밑의 마스카라는 더욱 짙어졌다.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개봉 6일)은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을 뒤집어줄 만한 통쾌한 액션 어드벤처물이다. 구성이 단선적이던 전편과 달리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숨쉴 틈 없는 액션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러닝타임 내내 사로잡는다.
영화는 전편에서 잭 스패로를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윌(올랜드 블룸)과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가 체포되면서 시작된다. 총독은 윌에게 엘리자베스를 살리고 싶으면 스패로의 마술의 나침반을 가져오라며 풀어준다. 윌은 갖은 고생 끝에 스패로 선장을 찾지만 그는 윌을 이용하려고만 한다. 이런 가운데 엘리자베스도 탈옥해 윌을 찾아다니면서 영화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조니 뎁은 기대대로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악당 역할을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히 소화해낸다. 바다의 악령 지배자에게 진 빚을 은근슬쩍 윌에게 떠넘기려다가 금세 후회하고 도우려는 그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귀엽다. 벌써부터 3편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궁금해질 정도다.
‘꽃미남’ 올랜도 블룸은 전편의 나약한 모습을 벗고 강인한 면모를 선보이고 할리우드의 신성 키이라 나이틀리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연기력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두 배우는 비주얼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전편에 이어 연출을 맡은 고어 빈스키 감독은 전편보다 더 매끈한 연출로 진정한 블록버스터의 사명이 뭔지를 보여주었다. 진기한 볼거리와 유쾌한 웃음, 넘치는 스릴을 솜씨 좋게 융합시키며 기대를 만족시킨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다. 영화 초반부 스패로와 윌이 식인종에게 잡힌 장면은 인종차별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하다. 이런 점 등만 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고감도 오락영화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