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환생, 日 호러영화 저력 그대로

입력 : 2006.06.06 22:01

요즘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일본 공포영화의 장점은 분위기로 사람을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일본 호러물은 다른 나라 공포물처럼 권선징악이 이뤄지지 않아 더욱 소름끼친다.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나 다 죽을 수 있고 악은 결말부에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2002년 호러물 ‘주온’으로 전세계 영화팬들의 꿈자리를 뒤숭숭하게 만든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업그레이드된 공포로 무장된 공포물 ‘환생’으로 돌아왔다. 시미즈 감독은 ‘주온’에서 이불 속에 숨어든 원혼과 샤워할 때 머리를 슬며서 만지는 손길 등 오싹한 장면을 연속으로 배치해 관객들의 비명을 자아냈다. ‘주온’으로 할리우드까지 진출했던 시미즈 감독은 ‘환생’에서는 전편과 달리 탄탄한 내러티브와 충격적인 반전으로 영화적인 재미를 배가했다.

8일 개봉된 ‘환생’은 1970년 11명의 투숙객이 살해된 끔찍한 실화를 소재로 영혼의 윤회에서 오는 공포를 그렸다. 영화는 신인 배우 스기우라(유카)가 영화 ‘기억’에 캐스팅되면서 시작된다. ‘기억’은 30년 전 사후세계 연구에 빠져 있던 오모리 교수가 호텔에서 자신의 자식 등 11명의 투숙객을 살해한 실화를 옮긴 영화다. 스기우라는 영화에 캐스팅된 후 섬뜩한 환영에 시달리게 된다.

‘환생’에서 시미즈 감독은 기대대로 더욱 원숙해진 연출력을 선보인다. 특히 살인마 오모리 교수가 셀프 카메라로 연쇄 살인사건의 현장을 담은 장면은 압권이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시선으로 담겨진 살인사건은 관객들에게 악몽의 현장에 실제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또한 주인공의 정체성이 밝혀지는 결말부 반전도 매우 훌륭하다. ‘환생’은 일본 공포 영화의 저력를 엿볼 수 있는 수작이다.

〈최재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