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아치와 씨팍, ‘욕설·폭력 난무’ 발칙한 애니](http://images.khan.co.kr/article/2006/06/27/6a2883a.jpg)
기발하다. ‘아치와 씨팍’(감독 조범진·제작 스튜디오2.0)은 그 동안 한국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한방에 날려버린다. 이 작품은 인간의 똥을 에너지 삼아 돌아가는 미래사회의 이야기를 그렸다. 탁월한 배변량을 자랑하는 여주인공 ‘이쁜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양아치 ‘아치’ ‘씨팍’, 폭력단 ‘보자기단’ 등의 다툼을 담았다.
놀랍다. 기존의 한국 애니메이션은 교육적 이야기를 주요 소재로 삼아 왔다. ‘아치와 씨팍’은 이와 달리 그 동안 금기시된 걸쭉한 욕설과 시원한 액션이 보는 이를 숨가쁘게 한다. 특히 2차원의 셀 애니메이션과 3차원의 컴퓨터그래픽이 결합된 액션은 애니메이션은 물론 실사영화의 한계마저 단숨에 뛰어넘었다.
애니메이션 성우를 맡은 류승범·임창정·현영·신해철의 연기력도 돋보인다. 기존 한국 애니메이션이 전문성우가 아닌 인기탤런트를 고용해 작품의 분위기를 망쳤지만 이 작품은 다르다. 한탕을 노리는 양아치 주인공 ‘아치’와 ‘씨팍’ 역에 류승범과 임창정은 ‘딱’ 어울린다. 현영은 섹시하지만 푼수기 넘치는 여주인공 ‘이쁜이’역을 특유의 코맹맹이 목소리로 소화했다. 인기가수 신해철은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의 ‘앙드레 교주’에 이어 또다시 코믹한 악역 ‘보자기킹’을 열연한다.
아쉽다. ‘아치와 씨팍’은 18세 관람불가다. 걸쭉한 육두문자는 기본이고, 사지절단에 피비린내나는 폭력묘사는 그 어떤 성인 애니메이션보다 수위가 높다.
따라서 미성년자·노약자·임산부는 ‘절대로’ 볼수 없다. 반면 발칙한 폭력과 시원한 욕설이 그리운 관객이라면 주저말고 극장으로 향할만 하다. 반 디즈니·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지향한 ‘아치와 씨팍’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개봉 28일.
〈이종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