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카(CAR), 영화 곳곳에 현대사회 풍자](http://images.khan.co.kr/article/2006/07/19/6a2087b.jpg)
모두가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가끔씩 뒤를 돌아보는 일도 필요하다. 잠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다보면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토이 스토리’ ‘인크레더블’ ‘벅스 라이프’ 등을 만들었던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카’는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눈길을 끌지만 ‘느림의 미학’이란 비교적 심오한 주제를 갖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현대문명의 상징인 자동차를 의인화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차들은 각자 이름이 있고 직접 기름을 넣고 바퀴를 갈아끼운다. 또한 레이싱 대회 관객석을 차지한 것도 모두 자동차다.
돈과 명예에 눈먼 젊은 자동차 라이트닝 매퀸(오언 윌슨)은 피스톤 경주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가던 중 사고를 일으켜 국도변의 작은 마을에 갇히게 된다. 성격이 급한 매퀸은 처음에는 이 마을에 적응하지 못하다가 너무나도 소박하게 살아가는 자동차들에게 동화돼 나간다.
마이클 J 폭스 주연의 ‘할리우드 박사’를 연상시키는 이 애니메이션은 픽사의 전작들보다 성인들의 입맛에 맞는 작품이다. 자신만만한 워커홀릭이 우연히 평범하고 비루한 삶에 엮여들어갔다가 다른 가치를 깨닫는 스토리는 그동안 수많은 영화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카’는 앙증맞은 캐릭터와 픽사 애니메이션 특유의 재치있는 유머로 새로움을 더했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현대 사회에 대한 수많은 풍자가 숨어 있다. 영화의 주요 무대로 등장하는 고속도로와 출신 성분으로 계급이 결정되는 자동차 세상을 우리네 삶과 비교해보면 색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다. 너무 선명한 주제 의식 때문인지 픽사 전작들보다는 지루한 부분도 있다. 2시간 내내 쏟아지는 자동차 소음소리와 지나친 미국적 설정은 피곤함을 더해준다. 하지만 온가족이 함께 보면서 즐기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