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상사부일체 ‘얼굴바뀐 주인공들’ 회사 접수](http://images.khan.co.kr/article/2007/09/20/7i2193a.jpg)
‘두사부~’ 시리즈는 조폭이 사회악을 뿌리뽑는다는 다소 위험한 소재에 다소 가학적인 유머, 호쾌한 액션으로 많은 인기를 모아왔다. 영화적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관객들의 욕구를 바로 짚어내는 오락성으로 1·2편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이런 ‘두사부’ 시리즈가 3편인 ‘두사부일체3－상사부일체’(감독 심승보, 제작 두손씨네마)에서 과감한 변화를 감행했다. 시리즈 속 캐릭터들은 똑같지만 주연배우들을 모두 바꾸었다. 정준호 아니면 생각할 수 없던 계두식 역을 이성재가 새로 맡았다. 또한 김상중·정웅인·정운택 대신 손창민·박상면·김성민이 가세했다. 이제까지 쌓아온 명성을 위협할 수 있는 대단한 모험이다. 관객들이 이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흥행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과연 이런 변화가 무모한 모험일까? 아니면 시리즈의 진화일까?
일단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영화는 전편에서 대학을 졸업한 계두식(이성재)이 글로벌 경영을 배워오라는 큰형님(손창민)의 지시로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려진다. 그런데 이 허울 좋은 대기업은 비리의 온상이었던 고등학교와 다를 바 없다. 철저히 약육강식의 논리를 따르는 정글과도 같다. 이번만은 조용히 지내려던 계두식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성재는 ‘연기파’답게 기대대로 정준호의 공백을 나름대로 잘 메워준다. 평소 갖고 있는 지식인의 이미지 때문에 정준호와 달리 조폭다운 불량스러움을 느낄 수 없는 게 약점이다. 하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치며 관객들을 웃긴다. 계두식의 첫사랑 한수정(서지혜)과의 로맨스도 별미. 손창민과 박상면도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로 영화에 윤기를 더해준다.
심승보 감독은 전작에서 문제점으로 꼽혔던 가학성을 덜어내고 말끔한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영화적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다. ‘이 시리즈’ 자체가 평단의 욕을 먹으면 먹을수록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전편들보다 웃음의 강도가 다소 약하다. 전편을 연상하고 온 남성 관객들에게 다소 심심할 수 있다. 그러나 전편을 싫어했던 여성 관객들은 부담 없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상사부일체’의 진화가 관객들의 욕구를 맞출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