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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으로] 두번째 사랑, 베라 파미가의 열연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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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06.20 21:38

일생일대 한번 찾아올까 말까 한 운명적인 사랑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마음에 아무런 준비도 안 한 상태에서 찾아와 사랑에 빠진 이들의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 사랑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못하는 사랑이라면 그 후유증은 더욱 크다.

한·미 합작 영화 ‘두번째 사랑’(감독 김진아, 제작 나우필름)은 오랜만에 격정적인 사랑이 안겨주는 희열을 느끼게 해줄 작품이다. 사랑을 기다리는 연인 관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소피(베라 파미가)는 자상한 한국인 변호사 남편 앤드루(데이비드 맥기나스)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불행하다. 노동자 계층 출신 소피는 앤드루 상류층 집안 문화에 열등감을 느끼고 불임시술을 계속 받지만 앤드루에게 문제가 있어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 여기에 앤드루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시도한다. 소피는 아이가 생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 믿고 남편을 닮은 불법 체류자 지하(하정우)에게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한번 섹스할 때마다 300달러, 아이가 생기면 3만달러를 주겠다는 것. 의미 없는 섹스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에게 남다른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발견은 베라 파미가다. 할리우드에서 ‘제2의 메릴 스트립’이라 불리는 그녀는 남편을 너무나도 사랑하면서도 운명적으로 찾아온 사랑에 흔들리는 여심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남편에 대한 연민, 미안함과 새로운 사랑에게 느낄 수 있는 희열 등 다양한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이에 반해 하정우의 연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속에서 완벽한 영어 연기를 선보이지만 아직 감정까지 실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파미가의 강렬한 카리스마에 다소 밀린 느낌이다. 하지만 소피가 사랑에 빠지게 할 만큼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최재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