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식객’ 오감 자극 군침이 절로](http://images.khan.co.kr/article/2007/10/31/7k0192c.jpg)
천연재료로만 만든 된장찌개가 연상된다. 허영만의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를 영화화한 ‘식객’(감독 전윤수, 제작 쇼이스트)은 훈훈한 감성과 진정성을 조미료로 삼은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따뜻한 영화다. 방대한 원작을 줄이느라 구성이 좀 튀고 촌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관객들은 대체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나온다.
영화의 스토리는 원작 만화와 같다. 음식에 마음을 담는 천재 요리사 성찬(김강우)이 야심가 봉주(임원희)의 음모를 물리치고 최고의 요리사가 되는 과정이 기둥 줄거리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만한 음식을 만들어가는 장인들의 철학과 조선시대 최고의 요리사인 대령숙수의 칼을 두고 벌이는 긴박감 넘치는 요리 대결 에피소드가 곁들여져 관객들의 오감을 건드린다.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 눈으로만 봐도 맛이 느껴지는 황복회, 숯불에 구워지는 삼겹살 등이 오감을 자극한다. 잠시도 쉴 틈 없이 스크린 위에 등장하는 음식들의 향연에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은 입안에 군침이 돌게 된다.
이렇게 ‘식객’은 다양한 볼거리와 따뜻한 감성으로 무장됐지만 영화 만듦새가 요즘 영화와 다르게 다소 투박한 건 사실이다. 투박함이 영화의 장점일 수 있지만 단점도 될 수 있다. 같은 허영만 작가의 원작을 영화화한 ‘타짜’와 달리 영화적인 세련미가 없다. 감독의 영화적인 비전을 볼 수 없는 게 아쉬움이다. 원작을 그대로 영상화했지만 감독의 새로운 해석이 없어 밋밋하다는 느낌이 든다.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하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성찬 역의 김강우는 혼신의 열연을 펼친다. 강직한 성품을 지닌 성찬 역에 매우 적절한 캐스팅이다. 그러나 흡인력이 다소 부족하다. 원작 만화에서 볼 수 있는 성찬의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는다. 봉주 역을 연기한 임원희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는 느낌이 든다. 임원희는 코믹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봉주를 맛깔스럽게 형상화해냈다. 이하나는 영화의 양념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스크린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정은표·김상호의 감초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식객’은 온가족이 오랜만에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그러나 원작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최재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