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수 가상 입학…진화한 ‘페이크 다큐’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우리 결혼했어요’와 Mnet ‘서인영의 카이스트’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이다. 선남선녀 연예인을 가상으로 결혼시키고, 여가수를 가상으로 카이스트에 입학시켰다. 한마디로 tvN 개국 초기 뭇매를 맞던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진화된 형태인 셈. 시청자들은 ‘페이크 다큐’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즐거운 ‘가상현실 오락물’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TView]Mnet ‘서인영의 카이스트’](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3/23/20080324.02500102000005.01M.jpg)
시계를 지난해로 돌려보자. 당시 케이블TV에는 tvN의 ‘독고영재의 스캔들’이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형태의 페이크 다큐 프로그램이 케이블TV를 뒤덮었다. Mnet ‘미해결 사건파일 SS501의 SOS’, 코미디TV의 ‘조민기의 데미지’, tvN의 ‘위험한 동영상’, TU미디어의 ‘히든스토리-타부’ 등이 그 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당시 방송위원회는 선정성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점을 문제로 들어 철퇴를 가했고, 네티즌들은 한발 더 나아가 왜곡이 지나치다며 ‘페이크 다큐’ 장르 퇴출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결국 ‘페이크 다큐’ 프로그램은 도미노를 이루면서 퇴출됐다.
페이크 다큐는 다큐멘터리의 덕목인 진실성과는 거리가 먼 조작된 현실이었다. ‘우리 결혼했어요’나 ‘서인영의 카이스트’ 역시 조작된 현실이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가짜에 카메라를 들이댔으니, 두 프로그램은 ‘페이크 다큐’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더군다나 출연자들의 좌충우돌이 대본에 기초한 것이라면….
여기에 ‘서인영의 카이스트’는 또 하나의 멍에를 써야 한다. 국내 케이블TV에서도 방송된 록그룹 ‘모틀리 클루’의 토미 리가 출연하는 ‘토미 리, 대학에 가다’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따라 한 인상이 짙다. 전 부인 파멜라 앤더슨과의 섹스 비디오로 유명한 그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무식해보이고 말썽 많은 로커다. 당시 ‘토미 리, 대학에 가다’는 토미 리가 대학 신입생으로 겪는 좌충우돌로 폭소를 자아낸다. 한마디로 소재적인 신선함 역시 ‘페이크’인 셈이다. 이들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롱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