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었는데 웃다니…”
발음 실수 무마 행동…시청자 거센 비난
![[TView]연예가중계 ‘이언 사망’ 보도 뭇매](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8/24/20080825.02500114000005.01L.jpg)
TV프로그램은 표방하는 장르에 따라 다양한 표현방식을 가진다. 같은 소재라도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이를 유쾌하게 비틀어 웃음의 소재로 삼을 수 있고, 교양 프로그램에서는 이를 진지하게 고찰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에서 장르와 무관하게 항상 그 표현에 주의해야 할 소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생명’이다.
KBS2 ‘연예가중계’가 23일 이를 소홀히 다뤄 구설에 올랐다. 이날 방송된 ‘연예가중계’에서는 21일 새벽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탤런트 이언과 관련된 리포트가 방송됐다. 이 소식을 전한 리포터 강지은은 이언을 “모델 겸 연기자”라고 소개하려다 긴장한 나머지 “인기자 이언씨”라고 잘못 발음했다.
강지은 리포터는 실수를 저지른 후 이를 무마하려는 의도에서 웃음을 지었다. 아무리 무마하려는 마음에서 웃었다하더라도 그 아이템은 바로 사람의 생명을 다룬 뉴스가 아니었던가. 사망소식을 전하면서 얼굴에 웃음기를 띠는 리포터의 모습은 편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후 리포터는 시종일관 차분한 목소리로 남은 원고를 읽어 내려갔으나 리포팅이 끝난 후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또한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잡아줘야 하는 MC 김제동과 이선영 아나운서도 강지은 리포터의 실수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하지 않아 시청자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연예가중계’ MC와 패널들은 이언의 사망소식을 전한 후 이어진 소식이었던 베이징올림픽 메달리스트에 관한 내용을 전하면서 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들은 한국야구의 금메달 소식, 가수 비의 올림픽 폐막식 참여 등의 이야기를 하며 농담을 섞어 다시 한번 시청자의 질타를 받았다.
언제부턴가 지상파 TV에서 방송되는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은 소식 자체가 갖는 영향력과 더불어 MC와 패널에게 명확한 캐릭터를 부여해 거기에서 나오는 재미를 프로그램에 보태왔다. 기본적으로 재밌는 분위기가 되어야 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사안에 따라 적절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연예가중계’ 제작진과 출연진의 반성을 촉구한다.
<하경헌기자 azimae@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