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의 후속으로 방송되고 있는 MBC 월화극 ‘밤이면 밤마다’(극본 윤은희·김은경, 연출 손형석)가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나선 김선아 이동건에 대한 관심과 문화재를 소재로 한 신선함으로 기대감이 컸지만 전파를 탄 후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전문직 드라마와 멜로 드라마의 어중간한 줄타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TView]MBC ‘밤이면 밤마다’ 성격 애매 안방 외면](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7/16/20080717.02500102000006.01M.jpg)
‘밤이면 밤마다’는 문화재청 문화재사범 단속반과 광역수사대를 소재로 해 최근 인기를 모았던 전문직 드라마와 닮았다. 또 열혈 애국처녀 허초희(김선아)와 문화재 복원 및 감정 전문가 김범상(이동건)의 러브라인을 그려 멜로 드라마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주인공들 이름이 허난설헌(본명 허초희)-허균 남매의 이름과 같고, ‘신상’ ‘초딩’과 같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단어들을 차용하는 등 트렌드에 영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밤이면 밤마다’가 전문직 드라마와 멜로 드라마를 적절히 조화시키지 못한 것은 아쉽다. 문화재 사범을 잡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지만 그들의 수사과정과 문화재를 복원하는 모습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고, 초희와 범상의 러브라인도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다소 부족해 보인다. 이 때문에 서로 다른 두 장르가 적절하게 혼합됐다기보다 오히려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인상이 강하다.
그래서 출연배우들의 연기도 호평을 얻기에 어려움이 있다. ‘삼순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선아와 바람둥이로 변신을 꾀한 이동건의 연기는 크게 흠잡을 만한 것이 없지만 드라마의 전체적 흐름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또 ‘푼수데기 신상녀’ 김정화와 진중한 이주현을 비롯한 문화재청 단속반과 광역수사대 인물들도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고 있지만 활약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밤이면 밤마다’의 현재 상황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친 꼴’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재와 관련한 전문직 드라마이거나 비슷한 직업을 가진 초희와 범상의 러브라인에 충실한 멜로 드라마이든지 어느 한쪽에 편중하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을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