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iew]드라마·오락프로 속 기자들

입력 : 2008.04.20 20:58

미끼에 잘 당하고 술 한잔에 약해지고…

‘온에어’ ‘오프더…’ 왜곡된 기자상 씁쓸

기자[記者] : 신문, 잡지, 방송 따위에 실을 기사를 취재하여 쓰거나 편집하는 사람.

한때 사회의 목탁이라고 불렸던 직업.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특히 TV 속에 나오는 기자들이 그렇다.

#1.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기자란 소속사 사장이 언론플레이를 하기 위해 던진 미끼만 덥석 무는 존재다. 이 덕분에 극중 송재빈(정준호)의 열애, 득남 등이 말끔하게 처리됐다.

#2. SBS 드라마 ‘온에어’의 체리(한예원)는 더 격하다. (드라마 속 비중에 대한) 기사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자 소속사 사장 진상우(이형철)에게 진상을 부린다. “이 기사 쓴 기자 몰라? 가서 술좀 사.” 기자에게 술을 먹이지 않아서 자기에게 불리한 기사가 나왔다는 해석. ‘온에어’에서 기자는 술 한잔에 좌지우지되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3. Mnet ‘오프 더 레코드, 효리’의 이효리는 더 적극적이다. 몇 번의 지각사태로 속앓이를 했던 그녀는 최근 모 행사장에 30여분 지각한 것을 두고 ‘지각효리’라는 사진기사가 나오자 대놓고 화를 냈다. “(매니저를 부르며) 주최 측에서 우리한테 몇 시에 오라고 했지? 우리가 늦은 게 아니지? 기사 당장 내리라고 해.” 여기에다 “이런 기사에는 꼭 표정이 이상한 사진을 붙인다”는 해설도 덧붙였다. 여기서 기자란 사실은 알지도 못하면서 이상한 사진과 기사를 내보내는 사람이다.

‘오프 더 레코드, 효리’는 이효리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고, ‘온에어’는 드라마 제작을 둘러싼 방송가의 실체를 보여주는 드라마다. 현실을 반영하는 TV프로그램이라면 정확한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기 위해 주말도 없이, 때로는 아침잠을 설치면서 애쓰고 있는 대부분 기자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