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좋은아침’ 동시 방송‘
영웅에 상처 준 시청률 ‘저질 싸움’
![[TView]KBS2-SBS, 이용대 놓고 이전투구](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8/28/20080829.02500102000001.01M.jpg)
‘국민 남동생’으로 떠오른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삼성전기)를 두고 벌인 KBS와 SBS의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이다.
27일 KBS2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이하 ‘여유만만’)과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이하 ‘좋은아침’)이 이용대 가족과의 토크쇼를 동시에 방송했다. 이용대가 마치 홍길동처럼 같은 시간에 경쟁 프로그램에 나타난 데 대한 비난이 거세졌다. 사태가 확산되자 삼성전기의 최지태 부단장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 진화에 나섰다.
최부단장은 “이용대의 KBS 출연분은 SBS의 방송 일정과 격차를 둬 29일에 방송하기로 합의된 사항”이라며 “이용대 선수의 부모를 비롯해 김중수 감독 등은 27일 오전 TV를 보고서야 KBS와 SBS가 동시 방송 중임을 알게 됐고, 당혹감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좋은 아침’의 방송분을 제작한 랄랄라온 프로덕션은 “우리가 이용대 선수 가족과 26일 오전에 녹화를 했는데 ‘여유만만’ 측이 뒤늦게 접촉해 왔다. 그래서 이용대 선수 측이 ‘여유만만’과 29일 방송을 내보내는 조건으로 26일 오후에 녹화를 했는데 ‘여유만만’ 측이 약속을 어기고 27일에 방송을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여유만만’ 방송분을 제작한 TNT프로덕션 측은 27일 자신들이 ‘좋은 아침’에 앞서 이용대 측과 접촉했고, 방송일자 역시 27일로 확정된 사항이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방송사들이 올림픽 특수를 누리기 위해 열을 올리다가 생긴 일이라는 것도 문제지만 서로 비난하는 꼴이 볼썽사납다. 세계 유수의 선수들과 멋진 경기를 펼치면서 우승한 이용대 선수도 큰 상처만 입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공재인 방송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벌인 저질스러운 해프닝”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방송사가 시청률에만 목을 매다 보니 약속을 깨는 해프닝이 생겼고 국민의 영웅을 우습게 만든 꼴이 됐다. 설사 방송사 간의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동시간에 방송한 건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한 저질스러운 행태”라고 덧붙였다.
또 외주제작사의 문제도 지적했다. 강태규씨는 “아침 프로그램은 3~4개 외주제작사가 제작을 맡는다. 경쟁 프로그램에 뒤지면 바로 계약이 해지되기 때문에 출연자를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가 이를 필터링할 구조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