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정준호 파워에 조연 감초연기 한몫
‘중년의 로맨스’ 통했다
27일 종영한 MBC 주말특별기획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성공요인은 ‘드라마와 현실의 절묘한 조화’로 압축할 수 있다. 19·5%(TNS 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로 종영한 이 드라마는 기획자의 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성공한 드라마로 평가된다.
이 드라마는 캐릭터 설정과 캐스팅이 절묘했다. ‘줌마렐라’ 신드롬을 불러온 최진실(홍선희 역)은 현실 속의 돌싱맘으로 드라마에서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평범한 아줌마 역을 맡았다. 그의 상대역 정준호는 실제로도 대한민국 대표 노총각으로 살아가는 톱스타이며 돈도 많은(?) 일등 신랑감이다. 게다가 드라마가 종영되면서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 그의 ‘스캔들’(?)이 터져나왔다.
마지막회에서 두 사람의 결혼장면과 키스장면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과거 최진실이 히트작 ‘질투’에서 최수종과 키스하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신세대들의 눈엔 어땠는지 모르지만 최진실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보통의 시청자들에겐 가슴 떨리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몸뻬 입은 이영자는 현실 속처럼 드라마에서도 최진실과 둘도 없는 친구로 등장, 감초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진중한 연기를 펼친 장동화 역의 정웅인, 최진실의 딸 지민으로 나온 한보배의 연기 등도 돋보였다. 김병세의 능청연기 역시 극의 재미를 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줬다.
그러나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대한민국에서 남편에게 버림받았거나 이혼한 중년의 아줌마의 삶이 홍선희와 같을 수는 없다. 또 김병세처럼 아내를 버리고 돈많은 홀어미(김청 분)를 만나는 아저씨는 얼마나 될까.
이 허무맹랑한 얘기가 생활의 피로에 시달리는 아줌마와 아저씨의 ‘춘심’을 자극한 셈이다. 소프트한 하이틴물이나 청춘물들로 성공을 거둔 드라마는 많았지만 팝콘 같은 가벼움으로 성공한 중년물은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이 거의 처음이 아닐까. 게다가 출연료 말고는 큰 돈 안 들인 흔적이 역력하니 ‘꿩 먹고 알 먹은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