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 ‘야동순재’ 이어 ‘늦바람 순재’ 연기
최불암 - 꽁지머리에 여성스런 목소리 변신
노익장(老益壯). 나이가 들어서 더욱 왕성하다는 의미의 이 단어가 드라마에서도 통하고 있다.
이순재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순재’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순재는 KBS2 ‘엄마가 뿔났다에서 ‘연애순재’로 활약 중이다. 극중 이순재(나충복)와 전양자(영숙)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면서 드라마를 빛내고 있는 것.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만난 전양자에게 빠진 이순재는 아령으로 체력관리, 휴대폰을 구입해 그녀와의 핫라인 개설, 25년간 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물렸던’ 운전대도 다시 잡았다. 위험하다고 만류하는 자식들에게 버럭 화까지 냈다.
또 전양자가 휴대폰 문자보내는 법을 가르쳐주는 모습에 가슴이 뛰자 ‘이러다 심장마비로 죽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혼자 고민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가부장적 가장이지만 잘 나가는 며느리 박해미에게 꼼짝 못하고 야동(야한 동영상)을 몰래 보다가 가족들에게 들키면서 ‘하이킥’의 스타로 등극했던 그가 이번에도 빛나고 있다. 시청자들 역시 ‘이순재와 전양자의 아름다운 키스신을 만들어 달라’며 당사자보다 더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SBS 월화극 ‘식객’에는 오숙수 최불암이 있다. 꽁지머리에 여성스러운 목소리를 한 최불암을 보고 있으면 ‘전원일기’의 양촌리 김회장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그만큼 연기변신이 뛰어나다. 마음속에 두고 있는 성찬(김래원)이 기특한 행동을 할 때마다 넉넉하게 ‘아하하’ 웃음을 터뜨리는데 한때 ‘최불암 시리즈’에도 등장했던 ‘파~’ 하는 웃음 소리와는 180도 다르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인사하는 것이나 여성스러운 말투는 어색하지 않고 몸에 잘 맞는 옷처럼 딱 떨어진다.
최불암은 ‘식객’ 제작발표회에서 “오숙수는 평생 요리를 한 사람이라 위생 관념이 철저하다. 요리하는 손에 다른 것을 묻히려 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손을 터는 습관이 있다. 또 부엌에서 움직이니 목소리도 약간 여성스럽게 바뀌는 것 같다.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 묶은 것도 음식에 머리카락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이 철저한 계산에서 나왔다는 말이다.
이들의 연기 내공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다. 류진-신은경, 기태영-이유리 등 젊은이들의 사랑이 이순재와 전양자의 그것보다 더 빛나지 않는 것처럼, 최불암의 연기에는 톱스타 김래원의 인기도 넘을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어떤 톱스타도 도전할 수 없는 노익장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