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대화체 뉴스전달 긍정적 기존과 차별화돼 새롭다”어색! “무게감·신뢰감 떨어져 찜질방 수준 수다 연상”
정세진 아나운서(왼쪽)와 이윤희 기자
넥타이와 블라우스로 대표되던 남성기자-여성아나운서의 공식이 깨졌다.
KBS2 ‘8 뉴스타임’은 지난달 17일부터 공중파 메인 뉴스 사상 최초로 여성 앵커 공동진행이라는 파격을 단행했다. 기존 남성기자-여성아나운서의 틀을 깨고 정세진 아나운서와 8년차 이윤희 기자가 함께 마이크를 잡은 것. 두 사람은 시상식 드레스 차림으로 프로그램 광고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찬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언론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뉴스타임’에 대한 파격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시청자 김형복씨는 뉴스게시판에 “요즘 KBS 뉴스가 많이 침체됐고 KBS만의 차별화된 정보도 없어 무료했다”면서 “정세진, 이윤희 두 여성 앵커가 사이좋게 진행하는 모습이 새롭고 의욕적”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뉴스타임’은 2분~2분30초의 심층리포트를 하루 3꼭지를 고정 편성하는가 하면 주요 리포트와 단신 기사는 간결하면서 핵심을 짚는 대화체로 전달하고 있다. 남녀 앵커가 리포트를 소개만 하는 기존 종합뉴스와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의식은 제자리에서 머물고 있다. 시청자 김경열씨는 “여성 앵커 둘을 기용한 것은 색다른 시도지만 어색하고 이상한 것만은 틀림없다”면서 “또 조성민의 친권 관련 기사를 전하면서 한 감정적인 멘트는 동네 찜질방 수준의 수다를 연상시킨다”고 쓴소리했다. 여자는 무게감이 떨어지고 신뢰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청률도 4~5% 수준으로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뉴스와 MBC의 시트콤·드라마에 뒤처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여성 앵커가 메인뉴스를 진행한 것은 30여년전 KBS 9시 뉴스의 박찬숙 앵커가 처음이다. 이후 KBS, MBC 지상파 방송사 메인 뉴스 앵커 시스템은 중견 남성기자-젊은 여성아나운서라는 구도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남자 앵커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여성 앵커는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다. 주요 뉴스는 남성 앵커가 전했고 정정 보도는 꼭 여성 앵커가 맡았다. 오프닝·클로징 멘트도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2004년 SBS ‘8뉴스’에 김소원 아나운서가 발탁되면서 기혼 아나운서 시대를 열었고 2007년 주말 메인뉴스를 김주하 기자가 단독으로 맡으면서 한단계 발전했다.
여성 앵커들의 위상 변화는 커졌지만 아직 어색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딛고 완성도와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제작진들이 안은 숙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