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연연않는 과감한 편성‘
지난 27일 열린 EBS 국제다큐페스티벌 폐막식 행사에서 대상을 차지한 페트라 라타스터-찌쉬·피터 라타스터 감독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EBS
22일부터 21개국 총 43편의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던 ‘제5회 EBS 국제다큐멘터리 페스티벌(이하 ‘EIDF’)’이 27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총 12편이 올라 경쟁했던 ‘페스티벌 초이스’ 부문의 대상은 네덜란드 조산아 집중치료병동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직면하는 윤리적 고민을 다룬 페트라 라타스터-찌쉬·피터 라타스터 감독의 ‘우리가 알았더라면’이 받았다. 그밖에 심사위원 특별상은 구스타브 호퍼·루카 라가지 감독의 ‘지난 겨울, 갑자기’가 차지했다.
‘EIDF’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이 페스티벌이 국내에서 몇 안되는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이라서가 아니다. ‘EIDF’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EBS는 TV채널을 통해 하루 8시간씩 총 43편의 작품을 모두 방송하는 열성을 보였다. 이는 갑자기 시작된 진행이 아니라 2004년 이 페스티벌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계속된 방식이다. 또한 외부상영도 EBS Space와 이화여자대학교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진행해 관객과의 적극적인 교류도 꾀했다. 덕분에 전체 객석 점유율은 평균 60~70%를 웃돌아 다큐멘터리에 대한 대중의 사라지지 않는 관심을 반영했다.
비록 국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광고수익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방송사에서 이러한 파격적인 편성을, 그것도 5년간 계속해온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덧붙여 성기호 EIDF 사무국장은 “내년은 사전 제작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국내 다큐멘터리의 제작 활성화를 돕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앞으로 그 규모를 계속 키울 것임을 천명한 셈이다.
때론 우리나라의 방송사들은 지나치게 시청률에만 관심을 두는 바람에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임무를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엔 그 경향이 더욱 심해져 자극적인 프로그램 외에는 새롭게 기획되는 프로그램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EIDF의 존재는 아직도 방송이 공영성의 화두를 놓치고 있지 않음을 증명하는 사례다. 우리나라 방송도 시청률 상승을 통해 벌이들인 수익을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