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친구 소개? 스타의 친구 자랑?
청춘남녀의 만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재밌는 볼거리다. 따라서 TV는 지금껏 다양한 방식으로 ‘짝짓기’ 프로그램을 재생산해왔다. 그 형식은 정장을 입고 혼기가 찬 남녀가 조심스럽게 만나는 모습이기도 했고, 연예인들이 서로 “마음이 있다”고 말하며 러브라인을 긋는 모습이기도 했다. 어떨 때는 1명의 일반인을 놓고 여러 명의 연예인이 대결하기도 한다.
![[TView]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7/15/20080716.02500102000006.01L.jpg)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스친소’)는 이런 ‘짝짓기 프로그램’의 최첨단을 보여준다. 2000년대 중반까지 난립하다 한풀 꺾였던 짝짓기 프로그램은 최근 가상 결혼버라이어티 ‘우리 결혼했어요’가 인기를 끌면서 다시 그 불씨가 살아났다. ‘스친소’는 단조로울 수 있는 일반인들의 소개팅에 연예인 친구를 끼워 넣는다. 친구간의 의리와 소개팅 상대와의 사랑이 공존하는 다층적인 구조를 만든 것이다. 지금껏 주인공 역할을 했던 연예인들은 이 자리에서만큼은 조력자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그 안에서 소개팅 특유의 재미뿐 아니라 친구를 위해 헌신하는 스타의 또 다른 면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8회 방송을 앞두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지금껏 예능 프로그램이 간과해왔던 착오를 또다시 반복할 태세다. 지난 6일에는 출연자들이 상대방의 외모로 서열을 매기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또한 출연자들이 학벌과 경제력으로 당사자를 판단하는 모습도 방송됐다. 어떤 식으로든 줄을 세워 상대방을 평가하려는 몹쓸 잣대가 다시 한번 등장한 것이다. 게다가 연예인을 지망하는 이들의 모습도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한다. 과연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스타의 친구를 소개’하는 것일까, 아니면 ‘스타의 친구를 자랑’하는 것일까.
지금껏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 자체의 재미보다 다른 요소에 눈이 팔려 수명을 재촉해 온 예를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남녀의 만남에 더불어 스타의 진솔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스친소’가 자칫 서열문화가 난무하는 홍보의 장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우리는 ‘스타가 되고 싶은 잘난 친구’보다는 ‘스타의 친구’를 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