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예능 ‘패밀리가 떴다’ 실험적 투입
새치름한 외모+엉뚱이미지 대박예감
한 여배우의 새로운 모습에 주말 안방극장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스물일곱 살의 배우. 1999년 영화 ‘여고괴담’으로 데뷔한 연기 9년차. 사극 ‘장희빈’ ‘대조영’ 등에서 보였던 야무지고 단단한 이미지. 배우 박예진은 그동안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선입견을 한방에 날려보냈다. 왠지 시골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뽀얀 피부로 잡은 메기를 척척 기절시키고, 아기돼지를 우악스럽게 움켜잡는다. SBS 예능국의 야심작인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초반 상승세의 가장 큰 공신은 배우 박예진이 보여준 ‘변신’이다.
박예진의 등장은 6월 초 방송된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우리 결혼했어요’부터 시작됐다. 이휘재·조여정 커플의 친구로 집들이에 등장한 박예진은 뒤를 이어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체인지’에서는 다른 사람으로 분장한 옥주현이 내주는 기상천외한 음식을 척척 받아먹으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TV에서 보인 단단한 이미지와 다르게 무언가 엉뚱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시청자의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놓칠 리 없는 제작진은 그녀를 재빨리 ‘패밀리가 떴다’의 MC로 들여앉혔다.
제작진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박예진은 계속해서 기존 선입견의 틀을 깨는 털털한 모습을 선보였고, 같이 MC군단에 합류한 이효리와 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재미를 더했다. 게다가 22일 방송에선 몸을 사리지 않는 ‘몸 개그 본능’도 선보여 아직도 보여줄 것이 많음을 증명했다. 당초 제작진이 꺼내든 회심의 카드는 ‘예능 시청률 보증수표’ 김수로의 예능인 변신이었지만, 대박은 일찌감치 다른 곳에서 터졌다.
박예진의 변신은 가수들의 예능진출이 봇물을 이루는 현재 시점에서 ‘정극배우의 예능진출’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해냈다. 정극배우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단발성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그 인물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못했지만, 박예진의 호조는 이를 바꿀 조짐을 가능케 한다. 서로 다른 분야로의 진출이 활발한 지금의 TV에서, 정극배우의 예능진출이 또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 수 있을지 우리는 조심스럽게 박예진을 주목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