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있는 개그로 ‘시사 같은 예능’ 평가
중·장년층 공략 심야시간 이동 계획
매주 토요일 오후 자신만의 독특한 식견을 가진 7명의 MC들이 온갖 핫이슈에 관해 방담을 펼치는 이색토크쇼 MBC ‘명랑히어로’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분명한 색깔은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사회 문화 정치 경제 연예 등 한 주간의 핫이슈를 다룬다는 점에서 시사 프로그램으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명랑히어로’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유곤 PD는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토로했다. 연예인들이 신변잡기를 털어놓았던 기존의 예능프로그램과 차별화돼 있지만 연예인들의 말들을 방송하는 데 있어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보통 4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녹화 분량을 1시간으로 편집하면서 방송에 적당한 수위를 조절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말이다.
“당초 기획부터 ‘명랑히어로’는 다른 어떤 정치적, 사회적 의도를 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저 7명의 MC가 생각하는 바를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려는 것뿐이다. ‘100분 토론’처럼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심층토론을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끔 시사 프로그램으로 오해받을 여지가 있다.”
하지만 ‘명랑히어로’가 진중한 시사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방담을 하는 7MC 덕분이다. 박미선 김성주 김국진 김구라 윤종신 신정환 이하늘 등 하나같이 오랫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인생의 굴곡을 경험했던 이들이 내뱉는 말에는 삶의 무게와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복합돼 있다. 그들의 말은 그저 시청자들을 웃게 하기 위한 너스레나 농담이 아니라 삶에서 묻어나는 진심이 담겨 있는 뼈 있는 말이다.
이 때문에 ‘명랑히어로’는 젊은 시청자들보다는 중·장년층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토요일 오후에 방송되고 있는 ‘명랑히어로’가 심야 시간대로 방송 시간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지함과 웃음을 잘 버무리고 있는 ‘명랑히어로’가 아직까지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방송 시간을 옮겨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