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iew]우결, ‘신애-황보 말다툼’ 리얼리티 반감](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8/04/20080805.02500114000006.01L.jpg)
‘깜짝 쇼인가, 가상 리얼리티인가.’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최근 비틀거리고 있다. ‘우결’은 각종 화제를 모으며 이슈의 한 복판에 서 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청률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며 SBS ‘패밀리가 떴다’에 추월당했다. 하지만 정작 ‘우결’이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가 정해놓은 정체성을 자꾸만 부정하는 행보를 거듭한다는 점이다.
‘우결’은 출범 당시 케이블 채널에서 널리 쓰이던 ‘동거 컨셉트’를 지상파로 가지고 온 첫 번째 프로그램이었다. 동거 프로그램은 아직은 남남인 등장인물들이 한 장소에 묵으며 파생되는 다양한 상황으로 재미를 준다. ‘우결’은 이 설정을 극단까지 밀어붙여 둘을 ‘가상 부부’로 엮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들의 행동은 리얼리티를 가지고 있으나 설정 자체는 가상이다. 이같은 형식은 출연 연예인의 스캔들 위험을 최소화하며 최대한 자연스러운 장면을 선보이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연예인들이 스타로 떠올랐다. 알렉스는 자상함으로, 서인영은 당돌하면서도 귀여운 면을 겸비한 양면성으로 호감 이미지를 얻었다.
하지만 ‘우결’은 이같은 자연스러움은 제작진의 개입이 있으면 깨지기 시작한다. 지난 3일 방송분에서는 출연자 신애와 황보가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을 방송했다. 물론 이는 계획된 싸움이었다. “남편의 애정도를 테스트한다”는 명목으로 감행된 이같은 설정은 그동안 사랑받았던 ‘우결’의 리얼리티를 심각하게 해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누가 봐도 어색한 상황에 공감할 만한 시청자는 없었다. 게다가 제작진은 멀쩡한 커플들의 야유회에 정형돈을 투입해 작위적인 상황을 거듭해서 만들었다.
제작진의 정교한 통제 아래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안 ‘우결’의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가질 것이다. 왜냐하면 ‘우결’의 매력은 진실과 가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상황에 시청자가 몰입해야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지경에 이른 ‘우결’의 미래가 암울하게 보이는 것은 과연 착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