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행복합니다’ KBS1 ‘엄마가 뿔났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나 절묘하다.
KBS1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와 SBS 주말극장 ‘행복합니다’의 부잣집 안방마님들이 23일 방영분에서 똑같이 천민자본주의와 배금주의를 경멸했다. ‘엄마가 뿔났다’의 어머니 은아(장미희)와 ‘행복합니다’의 어머니 세영(이휘향)의 입을 통해서였다.
![[TView]닮은꼴 스토리 우연 맞아?](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3/24/20080325.02500102000001.01M.jpg)
‘엄마가 뿔났다’는 잘사는 집안의 정현(기태영)과 평범한 소시민 가정의 영미(이유리)가 양가 집안의 반대 끝에 겨우 결혼을 허락받는다.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던 것은 바로 정현의 어머니 은아(장미희)였다. 교양과 품위로 포장돼 있지만 다분히 속물적인 은아는 결혼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한다. 하지만 정현의 단식과 남편(김용건)의 설득으로 결국 결혼을 허락한다. 우여곡절 끝에 상견례에 나온 은아는 “적어도 그렇게 천박한 배금주의 사상의 소유자는 아니랍니다. 나는 배금주의를 경멸해요”라며 경제적인 문제가 결혼 반대의 이유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모든 결혼 비용을 자신들이 부담하겠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재벌가 특유의 도도함이 묻어난다.
‘행복합니다’는 대기업의 딸 서윤(김효진)과 소박한 집안의 준수(이훈)가 결국 결혼에 골인한다. 서윤의 엄마 세영(이휘향)이 두 사람의 결혼을 끝까지 반대하지만 역시 꼭 결혼하겠다고 하는 고집불통인 서윤과 남편(길용우)의 설득에 한발 양보한다.
![[TView]닮은꼴 스토리 우연 맞아?](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3/24/20080325.02500102000001.02M.jpg)
결혼식을 치른 세영은 맏며느리(최지나)와 얘기하면서 “요즘 천박한 부자들이 얼마나 많아. 아휴, 도처에 넘치는 천민자본주의. 아휴, 상스러워”라며 개탄한다.
우연의 일치로 맞아떨어진 대사도 그렇지만 두 드라마는 재벌 집안과 서민 집안의 결합을 그린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재벌가의 반대에 부딪치지만 결국 서민가의 사람 됨됨이를 인정하고 결혼을 허락한다는 스토리의 흐름까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벌가와 서민가의 결합은 드라마로서 시청률이 보장되는 소재다. 그러나 주말 저녁 연이어 방송되는 두 드라마의 스토리가 비슷한 뼈대를 갖고 있다는 건 아무래도 쓴웃음이 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