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넘나들던 시청률 최근엔 10%대 급락
배우 최진실은 컬러TV 시대가 배출한 첫번째 트렌디 스타다. 1989년 전자제품 광고에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던 그녀는 톡톡 튀는 성격의 모델 스타일을 만들었고, 1992년 출연한 드라마 ‘질투’에서는 로맨스를 위트 있게 소화하면서 트렌디 드라마의 장을 열었다. 이혼하는 과정에서 부침이 심한 세월을 보냈던 그녀는 이제 트렌디 아줌마의 전형이 됐다. 때로 발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처연하기도 하다.
![[TView]예전만 못한 ‘최진실 파워’](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3/31/20080401.02500102000002.01M.jpg)
최진실이 15년 동안 출연한 드라마의 시청률을 정리한 표가 발표됐다. 1992년 드라마 ‘약속’을 시작으로, 스타로 올라선 ‘질투’, ‘별은 내 가슴에’, 아줌마 연기를 시작한 ‘그대 그리고 나’ ‘장미와 콩나물’ ‘장밋빛 인생’ 등이 나열돼 있다. ‘질투’의 시청률은 40%를 넘나들었다. 1997년 작 ‘그대 그리고 나’도 그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최진실의 흥행파워는 점점 줄어드는 양상이다. 처절한 연기를 선보였던 2005년 작 ‘장밋빛 인생’의 시청률은 30%를 기록했다. 그리고 현재 방송 중인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지난달 30일 시청률이 수도권 기준으로 16.6%(TNS 미디어 집계)를 기록했다.
드라마를 둘러싼 환경은 많이 바뀌었다. 대중의 관심은 케이블 드라마에도 열려 있고, 젊은층은 굳이 제 시간에 드라마를 보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최진실은 더 이상 청춘스타가 아닌 불혹에 접어든 돌싱 배우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배우의 흥행위력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배우 이미연이나 김희애는 결혼 후 더욱 원숙한 연기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주몽’ 같은 드라마는 아직도 50% 시청률이 꿈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보면 최진실의 파워는 확실히 예전 같지 않다. 연기력에 대한 의구심이 많이 사라진 상태에서 나타나는 이같은 추세는 오히려 억척스러운 아줌마로서의 새로운 전형에 최진실 스스로가 빠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만든다. 주방에 앉아 콩나물을 다듬던 아줌마가 당대 최고의 스타와 사랑을 나누는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아줌마판 트렌디 드라마이자, 신데렐라버전일 뿐이다. 배우로서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일, 최진실이라 해도 예외일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