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MBC ‘무한도전’과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 대표적인 경우다. 각각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멤버들이 주는 웃음이 가장 큰 인기비결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포복절도할 웃음 속에 감동 또는 교훈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1박2일’은 지난달 29일부터 3주에 걸쳐 ‘민족의 영산(靈山)’ 백두산을 찾아가는 4박5일 일정을 담았다.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의 어려움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에피소드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목적지가 백두산이고, 그곳에 가기 전 들렀던 용정에서 윤동주 시인의 생가를 찾는 등 여행의 목적이 사뭇 달랐다. 최종목적지인 천지에 다다랐을 때는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가슴도 뭉클할 만큼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독도, 제주도(정확하게 우도), 가거도, 백령도에서 가져온 물을 천지에 뿌리며 통일에 대한 염원을 드러냈을 때 더욱 그랬다.
차츰 부진을 벗고 있는 ‘무한도전’은 19일 방송된 ‘대체에너지 특집2’를 통해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교훈을 전달했다. 과거 방송됐던 1탄이 단순히 웃음을 주는 데 그친 반면 2탄은 대체 에너지의 실효성과 에너지 절약 방법에 대해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물레방아를 돌려 전기를 생성하고, 태양열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하고, 안전운전을 통해 연료의 효율을 높이는 등 직접 체험을 통해 에너지 이용과 절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최근 고유가 시대임을 감안하면 최적의 선택인 셈이다.
이밖에도 MBC ‘일밤-우리 결혼했어요’에 강수정이 새롭게 MC로 투입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3월 결혼한 강수정이 가세함으로써 유부남인 박명수, 이혁재와 더불어 결혼에 대한 진솔한 얘기들이 오고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시청자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세상의 시름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웃음을 주기 때문이다. 그 속에 시청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고, 알면 유익한 정보를 담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