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첫 방송된 MBC 주말특별기획 ‘내 여자’(극본 이희우·최성실, 연출 이관희)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의 조선업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기대했던 것만큼 큰 스케일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기대에 못미쳤다.
![[TView]MBC ‘내 여자’, 볼거리는 합격…지루한 구성 아쉬움](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7/27/20080728.02500102000006.02L.jpg)
‘내 여자’는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종점’을 리메이크한 작품. 원작을 쓴 이희우 작가가 초고를 완성했고 최성실 작가가 시대에 맞춰 인물과 스토리를 수정했다. 제작보고회를 통해 최성실 작가는 “진정한 복수는 성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며 순수하게 사랑했던 여자를 빼앗긴 주인공 현민(고주원)이 선박왕으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관희 PD도 한국 조선업의 위상을 거론하며 “조선업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 만큼 시원하고 크게 그릴 생각”이라며 스케일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했다.
제작진이 예고했던 대로 ‘내 여자’ 1회는 조선업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는 특색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선박을 만드는 과정들이 곳곳에 등장하면서 거대한 스케일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이후에는 스토리 전개상 조선업 선발주자의 선견지명, 후발주자의 추격전, 열정과 신념, 야심 등 조선업의 무한경쟁이 예정돼 있어 계속해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조선소와 제작과정이 더 자주 등장한다.
스케일에 대한 만족감은 높은 편이지만 전체적인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조선소 이야기는 신선하고 새로울 것으로 기대했는데 흥미가 생기기보다 생소하고 지루했다” “조선소에서 배가 만들어지는 모습이 아주 디테일하게 보여서 좋았지만 일반인들이 모르는 용어가 너무 많다” “국내 조선업 현주소를 엿보게 하는 것은 상당히 좋은 생각인데 이야기 구성이 더 단단하게 진척돼야 한다” 등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이 많았다.
게다가 과거 ‘종점’이 큰 인기를 누렸지만 이미 각종 전문직 드라마와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의 드라마에 익숙한 현재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인지도 관건이다. 조선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지만 남녀의 애정과 배신, 복수에 치우쳐 진부하고 통속적인 멜로드라마로 흘러갈 위험성도 크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