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3일 초라한 퇴장 등 줄줄이 쓴맛
SBS만의 색깔 살려야 시청률 살아날듯
SBS ‘라인업’이 3일 3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분에는 멤버들이 MT 형식으로 지난 30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 시대 예능을 풍미했던 수장 이경규의 눈물 역시 의미심장했다. 그러나 3일 마지막회의 시청률은 2.9%(TNS미디어 집계)로 민심은 이들을 차갑게 외면했다. 당초 “방송계의 약육강식에서 살아남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한 ‘라인업’의 마지막은 너무나 초라했다.
![[TView]SBS 예능프로 계속된 추락 왜?](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5/05/20080506.02500102000003.01M.jpg)
그러나 문제는 SBS 예능의 부진이 ‘라인업’ 하나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라인업’이 방송되던 토요일 6시대는 그동안 ‘슈퍼 바이킹’ ‘작렬! 정신통일’ 등 대단위 기획이 계속됐던 시간대였다. 하지만 시청률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없다. 물론 이 시간의 맹주로 확고한 위치를 잡고 있는 MBC ‘무한도전’의 존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이는 토요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요일 같은 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일요일이 좋다’는 최근 ‘기승사’와 ‘체인지’로 분위기를 쇄신했으나 한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목요일 밤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토요일 ‘놀라운 대회 스타킹’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부진의 원인은 단순한 곳에서 발견할 수도 있다. 최근 온라인 게시판에 돌고 있는 ‘SBS 자막 패러디’ 사진들이 그것이다. 과거 ‘X맨’이나 ‘연애편지’ 등에서 프로그램의 흐름을 끊으며 과도하게 쓰였던 자막들이 패러디돼 각종 사진들에 옮겨붙고 있다. 이는 시청자의 기호를 고려하기보다는 스스로의 감흥을 너무 믿었던 SBS 예능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SBS 예능은 ‘야심만만’ ‘헤이헤이헤이’ ‘X맨’ 등 시청자의 기호에 정밀하게 반응할 때 완성도와 흥행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그동안 프로그램 포맷 수입에만 골몰하는 등 지나치게 다른 곳에 감각을 의존해 프로그램을 키워온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SBS 예능은 적당히 능글맞은, SBS다울 때 가장 빛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