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최고스타…개인적 불운 딛고 컴백
혹독한 적응기 거쳐 물오른 ‘국진표 개그’
국진이빵을 기억하는가. 90년대 말 이 제품은 당시 초등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빵은 버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당시 개그맨 김국진(42)의 인기를 증명하는 단적인 에피소드다.
![[TView]김국진 전성기 다시 오나](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5/25/20080526.02500102000003.01M.jpg)
그는 1991년 제1회 KBS 대학 개그제를 통해 데뷔했다. 같은 개그제 출신 유재석, 김용만, 남희석, 박수홍 등 중에서도 김국진은 가장 먼저 두각을 보였다. 당시 인기리에 방송됐던 MBC ‘테마게임’은 그를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가녀린 외모에 약간 짧은 듯한 발음, 언제 무슨 말이 터져 나올지 모르는 기상천외한 애드리브는 ‘김국진표 개그’의 핵심이었다. 덕분에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서 고백한 것처럼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스케줄이 꽉꽉 찬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브라운관 밖에서 많은 곡절을 겪어야 했다. 2004년 아내였던 배우 이윤성과 결혼 1년5개월 만에 헤어졌고, 준비해오던 프로골퍼 테스트와 사업은 그의 바람을 등지기만 했다. 지난해 9월 MBC ‘무릎팍 도사’를 통해 브라운관에 돌아와 ‘라디오스타’, MBC 에브리원 ‘네버엔딩 쇼를 하라’ 등에서 MC로 활약하기 시작했지만 그가 자리를 비운 몇 년 사이 예능계는 서로 독한 멘트를 날려야 살아남는 전장으로 변해 있었다. 급격하게 변한 트렌드에 김국진은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왕년의 스타다”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의 김국진은 분위기가 좋다. 독한 멘트와 신경전이 오고가는 ‘라디오스타’에서도 스스로를 낮추며 MC들을 아우르는 그의 진행은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독특한 허리춤을 앞세운 몸개그의 가능성도 보였다. 거기다 KBS2 ‘사이다’에도 새로 투입되는 등 전성기 때의 기량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개그맨이 긴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와 예전 전성기 때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한때 “밤새지 마란 말이야”란 유행어를 외치던 그의 앞날에 과연 여명의 동이 틀지 우리 모두는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