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식 여론몰이 자제를
![[TView]연예인 응원단 현영이 죄인?](http://images.khan.co.kr/article/2008/10/26/20081027.02500114000001.01L.jpg)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성경의 한 구절이다. 이 말의 앞뒤를 바꾸면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미약하리라’가 된다. 이는 지금 논란이 된 베이징올림픽 연예인응원단의 모습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말이다.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려는 의도를 갖고 시작한 일이,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연예인들의 특권의식이 뒤섞여 결국 뒷말만 무성한 사고뭉치가 됐다. 안 그래도 경제가 어려워 서민들의 옷깃이 더 여미어지는 시점에 연예인들의 외유성 행사는 더 큰 실망이 돼 대중에게 돌아왔다.
1, 2차에 나눠 베이징으로 떠났던 연예인은 42명에 이른다. 이들은 현재 방송계와 가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연예인으로, 이들의 미니홈피 등 개인공간에는 비난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에 이번 행사를 권유해 진행을 도맡은 강병규에게 쏟아지는 질타는 가장 강도가 높다. 이미 그는 누리꾼들로부터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하차압력을 받고 있다. 그가 해명에 나섰지만 “성의가 없다”는 누리꾼들의 핀잔만 돌아왔다. 응원단에 참여했던 김용만과 현영은 자신들이 진행하는 ‘생방송 섹션TV 연예통신’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화는 쉽게 삭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현영이 진행하는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사진)의 인터넷 게시판이 하차를 요구하는 누리꾼들의 요구로 달궈질 뿐이었다.
분명 이번 일은 진행한 사람들의 명백한 실수다. 그들은 어려운 경제사정을 모르고 국고로 2억원에 가까운 돈을 썼고 이는 국민의 분노를 샀다. 하지만 좀더 본질적인 원인은 이러한 행사를 가능케 한 국정운영 시스템에 있다.
일부 네티즌들의 이들 연예인을 향한 도를 넘은 분노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김용만과 현영이 함께 사과했으나 질타는 현영에게 더 많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안티팬과 열성팬이 극명하게 나누어져 있는 그녀에게 안티팬들의 질타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부탁을 받고 참여한 연예인들에게 도덕적 화살을 돌리는 건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노를 통한 해결보다는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할 제도적 정비가 우선이다. 다시 ‘미약해진’ 이번 사태의 끝이 ‘창대해’지려면 시스템을 손보는 데 필요한 발전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 이번 사태로 국민의 세금인 국가 예산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좀더 엄격한 기준과 높은 도덕성이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