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보다 중년이 웃겨야 산다
‘논스톱’ 등 하이틴스타 등용문은 옛말
중견탤런트 활약따라 시청률 희비교차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
지금까지 시트콤은 ‘청년의, 청년을 위한, 청년에 의한’이라는 말처럼 젊은 스타들이 출연해 젊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왔다. 인기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이 그랬고, 수많은 스타들의 등용문이었던 ‘논스톱’ 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최근 이런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주된 시청자는 여전히 젊은 시청자들이 대세이지만 인기를 견인하는 포인트는 분명 예전과는 달라졌다. 시트콤에 출연한 중견연기자의 활약에 따라 시청률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근래 방송됐던 시트콤에서 가장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것은 단연 MBC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2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인기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야동순재’ 이순재와 ‘애교문희’ 나문희, ‘오케이해미’ 박해미 등 중견연기자들의 활약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거침없이 하이킥’이 시청자들에게 회자되는 경우는 드물었을 것이다. 특히 ‘야동순재’라는 말과 에피소드는 시트콤 이외에도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확대 재생산되면서 ‘거침없이 하이킥’의 인기를 증명한 바 있다.
이같은 흐름은 과거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2000년)의 신구와 노주현,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의 김수미와 심혜진의 활약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방송됐던 ‘김치 치즈 스마일’ ‘코끼리’ ‘크크섬의 비밀’이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거침없이 하이킥’을 뛰어넘지 못하고 시청률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 이유는 중견배우들의 힘이 약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각각 개성있는 캐릭터를 맡아 재미를 더하기는 했지만 뭔가 2% 부족한 모습으로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 6일 첫 방송한 MBC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가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록 시청률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할머니 역할을 맡은 윤소정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이문식, 정경순, 서영희, 정재용, 강성진이 가세해 조금씩 위력을 드러내고 있다.
과연 이번에도 시트콤은 중견이 떠야 성공한다는 등식이 성립될 수 있을까. 오로지 ‘그분들’에게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