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지상파…‘신선한’ 케이블
뻔한 재탕삼탕 vs 파격적 미드·영화
‘재탕 특집’이라는 오명을 얻은 지상파 추석 방송이 파격 편성을 앞세운 케이블 방송에 판정패 당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중 지상파 3사는 ‘추석 특집’이라는 명목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하지만 ‘추석 특집’으로 포장했을 뿐 실체는 ‘재방송’이었다. 특히 낮 프로그램은 정도가 심했다.
KBS2는 ‘추석 특집’ 명목으로 교양 프로그램인 ‘비타민’ 재방송에 이어 ‘VJ특공대’,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를 내보냈고, MBC 역시 ‘한가위 스페셜 무한도전’이란 타이틀로 이미 방송됐던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감독판 1, 2부’편을 내보냈다. SBS도 같은 시간대에 드라마 ‘워킹맘’ 2회분을 재방송하면서 재탕 경쟁에 나섰다.
영화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MBC에서 방송된 ‘무방비도시’와 SBS ‘권순분 납치사건’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배트맨’ ‘매트릭스’ ‘상사부일체’ 시리즈 등이 모두 이미 방송된 영화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케이블 방송은 파격적인 편성으로 TV 앞에 앉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케이블 채널 OCN은 ‘CSI 뉴욕 시즌4’ ‘CSI 마이애미 시즌6’ ‘CSI 라스베이거스 시즌8’ 등 CSI 새로운 시즌들을 선보였다. 12일 낮 12시를 시작으로 14일까지 3일 동안 매일 낮 12시부터 밤 12시 사이에 특집 방송한 것. 각 시즌 베스트 에피소드와 함께 그동안 미국 작가 파업 등 때문에 방송되지 않았던 새로운 후반 에피소드가 최초로 공개되면서 ‘미드’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다.
영화채널 슈퍼액션은 3일간 무려 29편의 영화를 연속 방송하는 ‘얼티메이트 액션’ 특집으로 영화 팬들의 흥미를 끌어당겼다. 영화만 연달아 방송하는 파격적인 편성으로 영화 팬들을 매료시켰다. 채널 CGV도 영화 ‘터미네이터’의 뒷이야기를 다루는 TV시리즈 ‘터미네이터 2.5’를 추석 특집으로 선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고전에 가까운 옛 영화지만 뒷이야기를 다룬 새로운 콘텐츠로 향수와 흥미를 이끌어냈다.
여하튼 재탕 지상파보다는 신선한 케이블이 빛났던 추석명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