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출연료 국민정서와 동떨어져
울며 겨자먹기식 계약…제작환경 악화로
박신양이 제작사를 상대로 한 SBS 드라마 ‘쩐의 전쟁’ 출연료 미지급분 관련 소송이 방송가의 화제다. 그는 ‘쩐의 전쟁’ 회당 출연료로 4800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쩐의 전쟁’의 인기는 번외편으로 이어졌고, 박신양 측은 본편의 3배에 이르는 출연료를 받기로 하고 계약을 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제작사 측은 심야 촬영에 따른 시간외 수당 때문에 불거진 문제로, 그 역시 박신양 측에 귀책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TView]‘박신양의 쩐의 전쟁’ 입이 쩍!](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7/06/20080707.02500102000006.01L.jpg)
박신양 측은 번외편 4회 출연료는 6억2000만원이고, 이중 3억4100만원이 미지급됐다고 한다. 이를 회당 출연료로 나누면 1억5500만원으로 3배 이상의 번외편 출연료 주장과 얼추 비슷하다. 하지만 제작사 측은 출연료는 지급했고, 시간 외 수당 등 추가 비용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출연료는 약 2억8000만원, 시간외수당은 3억4100만원에 해당한다.
양측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놀라 벌어진 시청자의 입은 쉽게 다물어 지지 않는다. 박신양 측이 주장하는 출연료는 국민 정서와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인다. 제작사 측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도한 출연료와 배보다 배꼽이 큰 시간 외 수당은 드라마 제작 환경만 악화시켜온 셈이다.
이 사건을 접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외주 제작사는 방송사 편성을 잡기 위해 톱스타를 섭외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출연료로 울며 겨자먹기식 계약이 이뤄진다”며 “결국 제작비 악화 요인이 되고 완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니지먼트사가 스스로 제 발목을 잡은 것”이라면서 “일부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제작에도 뛰어들었기 때문에 스스로 올린 출연료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높은 개런티는 드라마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영화배우 황정민의 ‘밥상론’이 떠오른다. “(스태프들이) 멋지게 차려놓은 밥상에 저는 그냥 맛있게 먹기만 했다”고. 톱스타의 이 한마디는 감동이었다. 최근 적지 않은 영화배우들은 출연료를 자진 삭감하며 한국 영화 살리기에 밀알이 되고 있다. 드라마 제작 환경이 빛좋은 개살구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 한류(韓流)가 한류(寒流)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한숨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박신양과 드라마 제작사의 이전투구가 눈에 거슬리는 이유다. 영화계의 자구책과 방송계의 꼼수가 극심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