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야’ 박준형 외모 굴욕 경험에 공감대
‘개콘’도 생활코미디로 친근한 웃음 유발
스스로를 비하하는 말을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개그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겪은 여러 가지 가슴 아픈 사연을 공개적으로 털어놓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사연을 곱씹으면 씁쓸한 이야기들이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당사자가 허심탄회하게 말하는 에피소드들은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더 큰 웃음을 선사한다. MBC ‘개그야’의 ‘리얼 개그 진짜야?’와 KBS ‘개그콘서트’의 ‘희망 프로젝트’ 코너가 대표적이다.
먼저 ‘진짜야?’는 박준형이 화자로 나서 ‘원조 얼꽝’ 정종철, ‘최악의 얼굴’ 오정태, ‘추남 지존’ 오지헌 등 이른바 개그계의 페이스 드림팀 3인방이 외모 때문에 생긴 100% 실화를 털어놓는다. 이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들은 모두 잘생기지 않은 외모에서 비롯된 에피소드들이다.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찾아가 면박을 받았다거나 소개팅을 나간 자리에서 핀잔을 받는 등 마냥 웃기에는 뒤끝이 개운치 않지만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개그맨 스스로 상처로 남았던 경험담을 털어놓음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한다.
‘희망 프로젝트’는 무명 또는 휴식기인 개그맨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기획된 코너다. “우리도 좀 먹고 살자” “핸드폰 요금을 내자” “마을버스 카드를 충전하자” 등 등장인물들이 외치는 서글픈 구호를 통해 개그맨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특히 개그맨 박휘순이 최근 MBC ‘무한도전’에 긴급 투입됐으나 제대로 출연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상황을 하소연하면서 웃음을 유발했다.
최근 ‘리얼’을 표방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몰이 중이다. MBC ‘무한도전’은 ‘국내 최고 리얼 버라이어티’를,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은 ‘리얼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를 각각 표방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개그도 ‘100% 리얼한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과장된 행동이나 말도 안 되는 상황 연출이 아닌 실제 생활에서 비롯된 에피소드이기에 관객과 시청자는 웃음과 함께 박수를 보내며 개그맨들의 힘을 북돋워주면서 서로 소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