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봄 개편을 실시한 지 보름이 지났다. 이번 개편의 이슈는 단연 드라마 ‘대왕세종’의 채널이동이었다. 1TV에서 주말 오후 10시대에 방송되던 ‘대왕세종’은 채널과 시간을 옮겨 5일부터 2TV에서 오후 9시5분에 방송을 시작했다. ‘대왕세종’이 방송사 내외부의 상업화논란을 무릅쓰고 채널을 옮긴 이유는 결국 광고 때문이었다. KBS는 “‘대왕세종’에 투입된 제작비에 비해 광고가 없는 1TV에서의 방송은 무리가 따른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채널이동 후 이 문제는 해소된 것일까.
![[TView]KBS ‘대왕세종’ 채널이동 효과는](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4/14/20080415.02500102000004.01M.jpg)
현재까지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시청률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개편 후 첫 방송이었던 5일 ‘대왕세종’의 시청률은 13.8%(이하 TNS미디어 집계)를 기록했다. 그 다음주인 12, 13일에는 각각 14.9%, 17.0%를 기록했다. 개편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달 29, 30일의 시청률이 18.2%, 19.3%인 것에 비교하면 오히려 물러섰다. 또한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어 ‘대왕세종’의 등장으로 한 시간 뒤로 밀린 ‘개그콘서트’에 붙었다. ‘개그콘서트’의 개편 전 30일 시청률은 16.8%였으나 개편 후 6일, 13일의 시청률은 12.5%, 12.8%를 기록했다.
원인은 KBS가 주말 대하드라마 주 시청자층인 40대 이상 남성들의 기호를 오판한데 있다. ‘대왕세종’이 시간을 옮긴 9시대가 1TV ‘뉴스9’와 겹쳐 시청자층이 양분됐고 충분한 고지가 없었던 탓에 채널이동을 몰랐던 시청자도 부지기수였다. 또한 기존 10시대는 SBS 드라마 ‘행복합니다’가 고지를 선점한 상태라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 또한 당연히 작용했다.
막상 뚜껑이 열린 KBS 봄 개편의 결과는 예상보다 신통치 않다. ‘자충수’가 돼버린 이 상황을 어떠한 ‘묘수’로 돌파할 것인지, KBS 주말 밤 프로그램의 여정이 험난해 보인다.
〈 하경헌기자 〉
